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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 Apr 09. 2018

약간의 거리를 둔다 2

너무 먼 것도, 너무 가까운 것도 아닌 

영혼이라니. 명상보다 더 손에 잡히지 않고 생소한 단어였다. 대체 영혼이 무엇이란 말인가? 공포영화에 나오는 귀신도 영혼의 일종인가?


나에게 영혼이라는 말은 그랬다. 종종 성당이나 학교에서 영혼의 양식이며 영혼을 살찌워야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여전히 이 단어를 떠올려보았을 때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도저히 모르겠다는 표정이 지어지곤 했다. 명상을 시작한지 3년차인 지금, 내게 영혼이라는 단어는 '마음'과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음은 참 마음대로 안되고 이런저런 기분들이 왔다가는, 그런 변덕스럽고 참 어려운 존재라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그런 '영혼'과 '마음'을 동일선상에 놓고 보았을 때의 마음은, 아이러니하게도 아주 잠잠하고 고요한 것으로, 또 가장 다이나믹하고도 아름다운 것으로 설명하게 된다.  


마음이 지구상의 물을 모두 모아놓은 바다라면, 기분은 그 바다 표면에 치는 파도 정도로 이해하면 좀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배우고 느낀 영혼은 그렇다. 단 한번도 상처받은 적도, 상처받은 적도 없는 아주 순수하고 무한한 무언가. 그리고 그 순수한 가능성이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존재한다는 것.


그게 내가 가장 큰 위로를 받았던 이유였다. 더 좋은 학교를 가고, 더 돈을 많이 벌고, 더 예쁘고, 화려하고, 끝없이 경쟁에서 이겨야만 내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는 그냥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받았기 때문이었다.


코리아타운에서의 우연한 만남 이후, 명상은 내가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까먹지 않고 상기시키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 되었다. 영혼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참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명상은 참 특별한 방법인 것 같다.


(다음 편에 계속..)



글쓴이는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서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명상의 뿌리는 한국 선도문화와 뇌과학을 기반으로한 명상기업 단월드에 있었어요. 인상깊었던 첫 만남 이후 꾸준히 수련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20대 후반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겪는 이야기와 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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