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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 Apr 10. 2018

What is Love

진짜 사랑은 뭘까 

트와이스가 노래를 부른다. 사랑이 뭘까 궁금한 풋풋한 소녀들의 노래. 그녀들은 영화보다, 드라마보다 멋진 사랑을 꿈꾼다. 이제 그런 사랑은 없다고 생각하던 요즈음의 나 이지만, 역시 사랑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가슴 속에서 멀리 떼어놓는 일이 너무나 어렵게 느껴지던 찰나에 지인으로부터 날아온 메세지가 나의 사랑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진정한 사랑은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게 하고, 

서로를 깨닫게 하며, 

모두를 사랑하는 것이다


만월 도전



나의 사랑은 나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게 했었나.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나 자신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우리의 최선을 끌어내지 못했던 것 같다. 나는 눈치보기에 바빴고, 내 마음을 열어서 보여주기를 망설였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웠고 반복되는 실수가 나를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서툰 나이의 사랑이었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럴수록 마음이 아픈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서로를 깨닫게 했었나. 나는 그를 통해 내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었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관계와 그와의 관계가 너무나도 비슷했었고 이해하기가 너무 힘들었던 우리 부모님의 관계를 그를 통해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그는 나에게 편안한 사람이 아니었다. 내 존재 역시 그랬을 것이다. 우리는 양 극단에 서있는 사람들 같았다. 완전히 다른 성격과 라이프스타일. 내가 한번도 가까이서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3년. 꽤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의 간극을 좁혀보기 위해 노력했다. 너무 다르지만 너무 달라서 서로에게 빠져들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사랑. 직선적이고, 솔직하고, 언제나 당당한 그에 비해 나는 너무 여리고, 감성적인 사람이었다.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나를 드러내길 꺼리는 내가 그에게는 누구보다 어려운 사람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그가 다가오는만큼, 나에게 쏟는 사랑만큼 내가 응답하지 못했기에 나는 늘 미안하고 포기하고 싶었다. 


도저히 내가 해낼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뒷걸음질쳤고, 주저앉았고, 그때마다 나를 일으켜세웠던 건 그였다. 앞으로 가지도 못하면서 손을 놓지도 못했던 나는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우리의 관계에서 힘을 내기엔 내가 너무 약했다. 나는 자주 내 중심을 잃어버리는 사람이었고 주위 사람들의 영향에 너무 쉽게 쓰러지는 사람이었다. 그는 늘 확고했고 나는 그 확고함에 기대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 의지하는 것이 나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럴수록 나는 내 자신을 더 잃어버리는 쪽으로 기울었다. 


늘 고군분투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속에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했던 사람. 우리 사이에 가장 필요한 것이 거리라고 확신했던 순간은, 내가 나 자신에게 정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절절하게 깨달았을 때였다. 그와 함께했던 3년 동안 나는 스스로에게 상처주는 일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때로는 그것이 상처인지조차 몰랐고, 많은 날들 나는 그 상처를 드러낼 용기조차 없었다. 


그를 통해 내가 알아야만 했던 것은 아마 누구보다 가장 먼저 나를 지켜내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라는 사실이 아니었을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요즘의 나는 나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나를 정말 잘 사랑할 수 있는 그때에는 나도 서로를 깨닫게 하고, 모두를 사랑할 수 있게 되겠지. 


지난 일요일 스물여덟살의 새해를 시작한 내가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기를,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한다. 





글쓴이는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서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명상의 뿌리는 한국 선도문화와 뇌과학을 기반으로한 명상기업 단월드에 있었어요. 인상깊었던 첫 만남 이후 꾸준히 수련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20대 후반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겪는 이야기와 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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