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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 Apr 05. 2019

사랑하겠다는 다짐.

좌절과 용기 사이에서 한걸음 더 

올해가 시작할 때 적어놓은 것이 있었습니다. 

'본능처럼 사랑하게 도와주세요' 


본능처럼 사랑할 수 있는 사람. 그 어떤 어려움이나 불편함, 장애물을 마주하더라도 사랑을 선택하고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 것. 어쩌면 살아가는 모든 순간들에 이루어내고 싶은 말. 


사랑할 수 없겠다고 느낀 적이 훨씬 많았습니다. 이유없는 폭력을 경험하던 순간들, 무관심, 언피씨함, 가부장적 권력의 남용, 나태함, 책임전가, 등등. 사랑할 수 있겠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보여줄 수 있는 순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면 손에 꼽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사람들은 불편한 관계를 힘들어 할까요? 

누군가와 불편한 사이가 되고, 싸우고, 갈등 속에 있는 것을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결국 우리 존재의 본질이 균형과 조화로움을 본능적으로 원하게 있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불편한 관계가 무척 불편합니다. 

그래서 연초에 적는 소원지에 본능처럼 사랑하게 해달라고 적었지요. 본능처럼 사랑할 수 있다면 제 마음이 훨씬, 훨씬 덜 불편할 것 같아서 말이죠. 힘들게 느껴지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어느정도 선까지 포용하고 그냥 그 사람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다면. 제 자신이 가장 덜 괴로울 테니까요. 


2월에는 춤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어렸을 때 8년 가까이 발레를 했었는데(초등학교 때였어요) 너무 잘 하고 싶은 나머지 무리하다 몸을 다치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성적에 대한 압박이 커서 춤추기를 멈추고 춤을 추지 않는 동안 몸도 마음도 포기한 상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춤추기를 다시 시작한지 이제 2개월이네요. 

제가 춤을 출 때 가장 건강하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아차렸어요. 음악, 리듬, 표현. 말로 할 수 없는 느낌이 몸과 마음에 가득 채워집니다. 예전에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춤을 췄었는데 지금은 그냥 춤 추는 순간이 좋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기도와 명상에 더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춤을 추는 것도 기도하듯이 추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나 자신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평화를 기도하듯 춤추고 오로지 그 순간에 명상하듯 존재하게 되니 누군가의 평화를 위해서도 기도하게 되더군요. 


정말 신기한 게 뭔 줄 아세요? 

직접 얼굴 보고 대화하지 않더라도 내가 마음으로 상대방을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는지, 나의 기도가 그대로 전해진다는 걸 순간순간 느낄 때 마다 깜짝 놀라곤 해요. 


많은 순간,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이 기도 밖에 없을 때가 많은데. 

진심을 다해 전하는 기도가 나와 그 사람을 좋은 에너지로 연결시켜 주고, 또 그 사람에게 힘이 된다는 걸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사랑하겠다는 다짐. 

결국 언제나 그렇듯 시작은 나로부터. 사랑하는 것들을 다시 시작하고, 나에게 더 집중하고, 나를 위해 기도하다보니 마주하는 사람 사람과의 힘듦을 어떻게 헤쳐가야 하는지도 직관적으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표현하기 힘들어 하는 나 자신을 토닥여 주고, 

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을 용기내어 해보고, 

불편함에 대해서 표현해 보고, 

내 마음의 균형점, 

그리고 나와 상대방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며칠 후엔 20대의 마지막 생일이 다가오고 있어요. 

이렇게 제 자신을 알아가고 내 삶과 타인의 삶의 균형을 맞추는 일에 조금씩 더 노하우가 생기는 것들이, 

정말로. 소중합니다. 


저의 서툰 모든 순간들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서툰 모든 순간들도 존중합니다.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이로운 그 모든 순간들을 위해 

오늘도 사랑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글쓴이 니모는 4년 전 우연한 기회에 미국에서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명상의 뿌리는 한국 선도문화와 뇌과학을 기반으로한 뇌교육 브레인명상기업 단월드에 있었어요. 인상깊었던 첫 만남 이후 꾸준히 수련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20대 후반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겪는 이야기와 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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