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araSue Mar 17. 2022

업 앤 다운의 반복에서 요즘은 업up

네덜란드 유학 제 2막


올해는 본격적으로 브런치에 연재해서 책까지 써봐야지, 하고 새해가 시작할 때 

분명 목표를 잡았는데 3월 중순이 되도록 시작을 못했다.


자괴감에 휩싸여서 뭐하고 있었느냐, 자책하는데

돌아보니 2월 초에 한국에서 돌아온 뒤로 한 달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수업 따라가면서 졸업논문 시작하는 것도 벅찬데 

팀 프로젝트도 두 개나 했다.

미루고 미루던 네덜란드어 수업까지 시작했다. 진도가 왜 이렇게 빠른거야…

거의 매일 2시간 넘게 공부해야 하는 수준이다.


네덜란드 수업을 시작한 게 

결국 네덜란드에서 취업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기 때문인데, 

여름 인턴십들이 벌써부터 지원서를 받기 시작해서 자소서를 엄청 썼다.

결국 재정적인 문제로 온라인 과외까지 시작했다


그 와중에 네덜란드 남부에서는 카니발 위크가 있었고,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방문했고,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터졌고,

한국에서도, 네덜란드에서도 투표를 했고,

또 결국 코로나도 걸려서 앓고 넘어갔다.




써 놓고 보니 바쁠만 했구만.


어찌보면 나는 루즈한 것보다 바쁠 때 더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야심차게 브런치 연재를 시작해 봐야지.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말고

일주일에 두세편 쓴다는 생각으로.


상황은 그렇게 사실 최고의 상황이 아니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달간 참으로 뜬금없는 행복감을 많이 느꼈다.


온전히 하루를, 이틀을, 일주일을 ‘나’만의 시간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만 생각하고,

내가 해야 하는 것들만 생각하고, 

내가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것만 생각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들.


어딘가에도 누군가에도 얽매이지 않고

나의 모든 시간과 공간을 내 마음대로 채울 수 있다는 것에 

나는 뼛속까지 자유를 느낀다.


그리고 이 자유는 내가 쟁취한 것이기에, 

나는 내가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마음껏 누리련다.

또 다른 가치를 위해 나의 자유를 어느정도 기꺼이 포기할,

그 날이 오기 전까지.


매거진의 이전글 손톱을 깎으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