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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re Kang Jul 10. 2018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내 일상에 스며든 야생 동물들의 현실적인 이야기

이 책에는 나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많은 동물들의 이야기가 쓰여있다. 나는 서울의 한복판에 살고 있어 야생동물과는 연관성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였던 작은 관계들을 알게 된다. 사실 이 책을 읽는 것은 한편으로는 불편하기도 하다. 내가 모르고 하던 행동들이 동물들을 괴롭히거나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은 썩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다.


책 제목의 유래가 되는 사향고양이로 유명한 루왁커피도 그렇다.


최근 지인의 여행 선물로 루왁 커피 원두를 받았는데 받으면서 먼저 이건 윤리적으로 생산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도 다큐 등을 통해 비윤리적인 케이지 사육 등을 통해 이 커피가 생산된다고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난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아니나 다를까였다. 사향고양이들은 강제로 커피 열매를 급여당하며 커피를 생산해낸다. 우리 같은 일반 사람들이 고급이라는 루왁커피를 다소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케이지 생산을 통해 생산량을 늘렸기 때문일 것이다.

트로피 사냥과 곰쓸개 즙, 호랑이 뼈 술 같은 정말 내가 관심도 없고 관련도 없는 일들에는 그냥저냥 세상에 아직도 이런 소비가 많구나 하며 읽었던 것 같지만, 동물원의 전시 동물들에 관한 사실들, 특히 백호와 같은 동물들이 소비되기 위해 겪는 일들, 무심코 입었던 패딩에 붙은 라쿤 퍼 트리밍, 수족관에서 소비되는 고래들, 그리고 팜유를 위해 희생되는 오랑우탄들까지. 이렇게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일들의 결과에도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책의 저자는 이렇게 동물들이 비윤리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을 직접 찾아가 보기도 하고 여러 단체를 통해 알아보기도 하며 여러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전시용 알비노 혹은 특별한 동물들의 경우 나에게는 너무 충격으로 다가와서 해당 사례에 대해서는 좀 더 심도 있게 찾아보고 싶어졌다.


우리가 직접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세계의 동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무심코 지날 수 있었던 우리의 행동들에 경각심을 일으킬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보니 책에 관련된 것들을 찾아보는데 이 도서와 관련된 스토리 펀딩도 진행되었던 것 같다. 책의 저자 이형주 님과 출판사 등 같이 뜻을 모은 분들이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이미 해당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이 프로젝트에 쓰인 스토리를 읽어보는 것도 그들의 좋은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7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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