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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드 Apr 07. 2023

중요한 것은

엘렌 바스의 시를 오마주하다

엘렌 바스의 시 <중요한 것은>을 오마주하며 저의 시를 써봅니다.



     중요한 것은


           -클로드-

(엘렌 바스의 시를 오마주 하다)


삶을 사랑하는 것

매일이 쳇바퀴 돌듯 반복될지라도

어제의 아침처럼 시간에 쫓기고

어제의 저녁처럼 지친 몸으로 돌아오는

고단함이 기약없이 이어질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무리 속 번잡함과

홀로의 고독함이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고 엮여

열탕과 냉탕을 몇번이고 오가더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과거의 기억이 끈질기게 붙어 있고

미래의 불안함이 회색 안개로 엄습해와서

오늘의 내가 설 곳이 좁혀지고

눈앞의 기쁨을 못보기도 하지만


나는 계절의 흐름에 충실한 나뭇잎을 기특해하고

어둠이 내려앉기 직전의 하늘빛에 감탄하며

우연히 마주한 시 한편에 위로 받는다.

이토록 나를 둘러싼 것들은 아름다우며,

그 속의 내 삶 또한 아름다우리라.

중요한 것은 삶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엘렌 바스의 시



     중요한 것은


삶을 사랑하는 것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러지고

그 타고 남은 재로 목이 멜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

그 열대의 더위로 숨 막히게 하고

공기를 물처럼 무겁게 해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 쉬는 것이

더 나을 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마치 당신 몸의 일부인양

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

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몸집이

당신을 내리누를 때

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 내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듯

삶을 부여하고

매력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

그래, 너를 받아들일거야.

너를 다시 사랑할거야


-엘렌 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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