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걸음

클로드 자작시

닮은 걸음

-클로드-

두 손 맞잡은 할아버지와 어린 손자

조심조심 느릿느릿

둘의 걸음이 닮았다

누구 하나 애써 늦춰줄 것 없이

누구 하나 애써 서두를 것 없이

둘의 속도가 서로에게 딱 맞다

걷는 다리 모양도

맞잡은 손의 힘도

지금을 향유하는 표정도

꼭 닮았다

어쩌면 그 마음까지도

삶은 그런 게 아닐까

발산하다가도 다시 수렴하는 것

달려가다가도 다시 느리게 걷는 것

삶의 파동은 그렇게 

산을 닮은 게 아닐까

둘의 걸음이 닮은 건

삶의 파동이 닮은 그 지점에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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