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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드 Jun 27. 2023

나는 누구일까

클로드 자작시

나는 누구일까

-클로드-



나는 한 사람인데 

가끔은 상반된 모습에 혼란스럽기도 하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나

사람들과 어울릴 때 행복을 느끼는 나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많은 나

세상 귀찮고 의미 없이 놀기만 하고 싶은 나


새로운 영역의 탐구가 흥미로운 나

어려운 공부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 나


가족에게 포근한 사람이 되고 싶은 나

나의 기준으로 주변을 볶아대는 나


가진 것을 사랑하며 자랑스러워하는 나

갖지 못한 것에 슬퍼하고 원망하는 나


가고 싶은 곳이 많은 나

일정을 잡는 게 귀찮은 나


하루하루 꽉 차게 부지런히 살고 싶은 나

드라마 실컷 보며 남의 삶을 구경하고 싶은 나


쉽게 웃는 나

쉽게 우는 나


나를 사랑하는 나

나를 부끄러워하는 나


나는 누구일까

어떤 사람일까


상황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할 수 있다지만

그 길을 오가는 것이 때로는 혼란스럽다

내가 어디로 가는 길인지 잊기도 해서


아침과 저녁이 오가듯

사계절이 오가듯

으레 다녀가는 길처럼 자연스레 오가면 될까





나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문득 내가 낯설게 느껴질 때 있지 않으신가요?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과 상황, 그리고 역할

당연히 그때마다 나는 다양한 모습을 꺼낼 테지만요,

그게 유독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질 때 있지 않으신가요?

아니면 원래 알고 있던 나와 다른 모습의 나를 발견한다든지요.


음...

구름과 비슷한 것 아닐까요?

우리의 매일매일, 그리고 매 순간 구름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지요.

세상 숱한 날 중 같은 구름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놓은 하늘은 없을 거예요.

맑은 날의 모습도 제각기 다를 거예요.


그날의 공기, 온도, 습도, 햇빛, 기압, 어떤 흐름.

아주 많은 요소들이 계속 연주하고 있죠.


나도 그렇겠네요.

언제나 같은 곡으로 흐르고 있지는 않겠지요.

그 곡에 심취하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시시때때로 나라는 곡도 변하고 있겠네요.

저 구름처럼요.


어떤 구름의 모습이건

어떤 곡조의 흐름이건

마음 기울여 살피고 알아차린다면

그것 또한 "나"라는 것을 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역시 글을 쓰다 보니 정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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