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by 윤인선

붕어빵은 대학시절 겨울이면 자주 사 먹던 간식이었다. 친구와 점심을 먹고 도서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 먹곤 했다. 점심을 먹었는데도 붕어빵 들어갈 자리는 있어서 붕어빵 파는 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붕어빵 파는 곳은 우리에게 참새 방앗간이었다. 한 개씩만 먹자는 게 꼭 두 개를 먹었다. 친구는 붕어빵을 반으로 잘라서 팥부터 먹었다. 하지만 나에게 붕어빵은 바삭한 꼬리부터 먹는 게 정답이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붕어빵 파는 곳은 길거리 어디에서도 쉽게 보였다. 그 시절 붕어빵은 한 개에 50원이었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에게 붕어빵은 요깃거리와 간식거리가 되어 주었다.

세계적인 전염병 때문이기도 했지만 몇 년 전부터 붕어빵 파는 곳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작년 겨울에 붕어빵 파는 곳을 두 곳이나 발견했다. 한 곳은 우리 동네 시장에서였고, 또 한 곳은 옆 동네 상가 앞이었다.

몇 년 만에 나타난 붕어빵이 고맙고 너무 먹고 싶어서 두어 번 사다 먹었는데 영 그 맛이 아니었다. 할 수 없이 옆 동네 붕어빵을 사 먹으러 갔다. 버스에서 내리니 저만치 붕어빵 파는 곳이 보였다. 다가갈수록 붕어빵 반죽과 달콤한 팥이 어우러진 냄새가 코끝으로 스며들었고 수북이 쌓인 바삭하게 구워진 붕어빵을 보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드디어 꼬리를 잘라 한 입 먹는 순간 옛날의 그 맛이 입안에 퍼졌다. 서서 붕어빵을 먹으며 왜 맛이 다를까, 생각했다. 붕어빵 기계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이유를 알아냈다. 우리 동네 붕어빵은 전기로 구워졌고 여기 붕어빵은 예전처럼 불로 구워진 거였다.

세 개 이천 원. 한 개도 팔긴 했지만 칠백 원이었다. 붕어빵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대학시절 나의 최애이고 최고였던 간식은 이제 없다. 가족이 두 개씩이라도 먹으려면 육천 원은 있어야 한다는 현실만 있을 뿐. 세 개를 사서 두 개를 먹었으니 세 개를 더 사서 식을세라 패딩 속에 붕어빵 봉지를 품고 버스를 타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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