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엄마의 몸에 문제가 많이 일어났다.
4월 말에 멀쩡하게 걸어가다, 뭐에 걸려 넘어진 것도 아니라는데, 앞으로 콩하고 넘어졌다고 했다.
왼손이 엄마의 배 아래에 깔려서 손가락 두 개가 뒤로 꺾였다.
엄마는 수술을 안 하겠다고 버텼다.
수술을 안 하고 뼈가 붙으면 손가락 두 개는 뒤로 꺾인 채로 접지도 펴지도 못하게 된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서야 수술을 하겠다고 했다.
정작 수술은 간단한 수술이어서 결과가 좋았다.
퇴원하고 물리치료를 받느라 5월이 가고, 6월이 가고, 7월이 갔다
엄마는 왼손이 겨우 낫자마자, 추석 즈음부터 왼쪽 다리의 통증이 시작되었다.
원인은 구부린 자세로 오래 있어서라고 의사가 말했다.
엑스레이를 보니 약간 떨어져 있어야 할 뼈가 거의 붙어 있었다.
결국 뼈와 뼈 사이에 완충재를 넣어주는 시술을 해서 지팡이를 짚고 걷게 되었다.
그렇게 추석 연휴가 지나고 10월이 가고, 11월이 가고, 12월이 되었다.
12월이 들어서면서 이번에는 오른쪽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대퇴골에 금이 간 상태라고,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수술하러 가는 날, 엄마는 주방에서 거실로 가다가 미끄러져서 넘어졌다.
자다가 할머니의 비명을 듣고 놀란 조카의 연락을 받고 가보니
엄마는 다리가 ㄱ으로 꺾인 채 거실에 누워있었다.
119를 불러 병원으로 달려갔다.
대퇴골 뼈가 부러졌다고 했다.
단순 골절이 아니라 골다공증 약을 장기 복용한 후 발생하는 부작용이 원인인 것 같다고 했다.
뼈가 유리처럼 딱딱해져서 충격을 받으면 유리 깨지듯이 깨진다고 했다.
힘들고 어려운 수술이라 의사들도 기피하는 수술이라고 했다.
엄마는 수술을 했고 24시간 간병인을 고용했다.
수술 후 이틀이 지나고 처음으로 기저귀에 변을 봤다고 했다.
자존심이 세고, 고집이 센 엄마가 다른 사람 앞에서 기저귀에 변을 봤다.
엄마의 마음이 자꾸 내 마음으로 들어오려 해서 다른 생각을 하려고 애를 썼다.
그날 저녁 일을 마치고 엄마와 통화를 했다.
엄마의 목소리가 겨울바람처럼 쓸쓸했다.
엄마에게 걷기 연습 열심히 해서 화장실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자고 했다.
부러 아무 일 아닌 듯 말했지만 내 마음에도 찬바람이 휙 불었다.
엄마의 12월이 그렇게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