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by 윤인선

여름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대개 여름을? 이라고 반응한다.

덥고 땀나고 옷을 벗고 또 벗어도 피할 길 없는 여름을 좋아한다니!

에어컨을 끼고 산다느니, 밖에 잠깐 나갈 때도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다닌다느니,

이런 말들을 하며 놀라워한다.

그래도 어쨌거나 여름을 좋아한다.

다른 말로 하면 추위를 극도로 싫어한다는 것이다.

겨울을 싫어하지는 않는데 뼛 속까지 스며드는 추위가 너무 싫고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여름을 좋아하기로 했다.

덥다 못해 강렬한 태양의 뜨거움이 좋다.

남들보다 더위에 강하고, 더위를 덜 느껴서 일지도 모른다.

여름은 활기차서 좋다.

어스름 해가 질 때 거리에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겨울의 거리처럼 을씨년스럽지 않아서 좋다.

여름 저녁은 스산스러운 쓸쓸함이 없어서 좋다.

여름에는 땀이 나서 좋다.

몸 안에 있는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것이 좋다.

땀으로 온몸이 끈적끈적해서 불쾌지수가 올라가기도 하지만

끈적끈적한 노폐물이 시원한 물에 씻겨나갈 때의 말끔함이 좋다.

시원하고 말끔한 기분으로 마시는 냉커피의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좋다.

여름의 녹음과 풀벌레 소리가 좋다.

여름이 깊어질수록 짙어지는 초록이 좋다.

녹음이 만들어주는 그늘이 좋다.

여름에는 채소와 과일의 총천연색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시장에 가면 눈 호강을 해서 좋다.

온갖 채소와 온갖 과일들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즐겁다.

여름이 왔다.

올해도 여름과 잘 지내볼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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