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의 오른쪽 다리가 세 번째 골절되었다.
그것도 같은 부위가.
의사도 의사 생활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첫 번째 골절은 골다공증 약의 부작용이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골절은
엄마의 자만심(다 나아서 이쯤은 할 수 있다는)과 부주의였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간병은 간병인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이번에는 간병인과 반반씩 간병을 했다.
11박 12일의 병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난생처음 해보는 간병이었다.
그것도 병원에서 24시간!!
병원의 하루는 매우 바쁘게 규칙적으로 흐른다.
환자들의 하루는 이렇다.
7시 아침밥과 약
12시 점심밥과 약
6시 저녁밥과 약
중간에 의사의 회진
사이사이에 온갖 검사와 수술 그리고 수술 후 회복과 재활과 극복
병원과 유사한 곳은 군대이다.
규칙적인 생활과 치열한 훈련과 목숨을 구하는 일이 벌어지는 곳이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곳!
병동은 온갖 사람들이 공존하는 인간 박물관이다.
병동의 복도 서 있으면 사연들이 들린다.
평범한 일상에서는 차마 말 못 했던 사연들이 들린다.
환자도 간병인도 많은 사연을 품고 있다.
병동이라는 극단적으로 제한된 시공간에서만 들을 수 있는
깊은 사연들이 들린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연을 풀어내면
다음 사람이, 또 그다음 사람으로 이어지는 각자의 사연들.
어떻게 품고 있었을까 싶은 길고 긴 눈물겨운 사연들.
병실이 달라도 몇 호실의 어느 환자가 무슨 이유로 입원했다는 이야기부터
깊은 곳에 은밀하게 숨겨있던 사연까지 알게 된다.
병동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먹기 쉽지 않아서
평범한 일상에서는 사소한 음식이 아주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
음식을 교환하며 생전 처음 보는 음식 대하듯 감격에 겨워하기도 한다.
병동의 세상은 아주 작고 단순하다.
세상의 욕망도 탐욕도 없다.
단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나갈 날만 기다리는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만이 있다.
의사의 오케이 싸인으로
떠나는 사람들은 남은 음식을 남은 자들을 위해 남겨둔다.
건강하게 완쾌되세요,라는 말과 함께.
그들의 헤어짐은 정말 눈물겹다.
떠나는 자와 남은 자의 안타깝고 애틋한 이별이다.
아마도 생사의 갈림길에서 함께 한 전우애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