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by 윤인선

복날이면 가끔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일곱 살인가 여덟 살이었던 것 같다.

여름이 되면 이모할머니 집에서 며칠을 지냈다.

이모할머니 집은 의정부에서 버스를 타고 들어가는 송산에 있었다.

정확히는 남양주 별내면 송산리였다.

이모할머니 집 앞에는 비포장도로가 있었고,

길을 건너면 교회가 있었고.

교회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폭이 넓은 개울이 있었다.

비포장도로에는 하루에 몇 번 시내까지 가는 버스가 다녔다.

버스가 지나갈 때는 매연과 먼지가 구름처럼 일었고,

기분 나쁜 냄새가 났다.

그 버스를 타고 이모를 따라 시내에 나갔었다.

지금 생각하면 별 것 없었는데도

그 당시 어린아이 눈에는 꽤나 사람들이 많았고 번잡했다.

이모할머니의 딸인 오촌 이모의 손을 꼭 잡고 간 곳은

‘통닭집’이었다.

스무 살 전후였던 이모는 통닭집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집에서도 가끔 아버지가 퇴근할 때 사 온 통닭을 먹긴 했지만

통닭집은 처음이었다.

이모가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동안 통닭이 나왔다.

하얀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놓인 통닭을 물끄러미 보고만 있었더니

이모가 닭다리를 보기 좋게 뜯어서 주었다.

이모 친구들도 어서 먹으라며 사이다까지 따라주었다.

초록색 병에 든 칠성 사이다였다.

닭다리를 들고 요리조리 돌리며 열심히 먹었다.

다 발라먹은 뼈를 접시에 올려놓자

이모와 이모 친구들이 어린애가 야무지게 발라 먹었다며

기특하다고 칭찬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날의 통닭집은 난생처음이었고

닭다리를 먹고 우쭐했던 기분도 처음이었다.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서 이모 손을 꼭 잡고 이모 어깨에 기대어

이모할머니 집으로 돌아온

그날은 복날이었다.

아주 나중에 이모가 그렇게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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