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2

by 윤인선

이글거리는 여름의 열기가 옅어지면서 바람에 찬 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겁부터 난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추위에 몹시 약하고 싫어해서이다.

바람의 열기는 가라앉았어도 더위는 남아있어 사람들은 여전히 반팔을 입고 있는데

이미 긴팔을 입고 겉옷까지 들고 다닌다.

더러 덥지 않느냐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대답한다.

아니요. 안 더워요. 바람이 차지 않아요?

오히려 되묻는다.


몸이 이런데 마음은 어떨까?

이 가을을 어떻게 보내나, 마음이 얼마나 시달릴까?

이런 생각을 한다.

아침에 베란다 창밖의 나무들은 하루가 다르게 색이 달라진다.

서서히 물들어간다.

서서히 나이 들어가는 모습 같다.

가을은 아름답지만 왜인지 쓸쓸하다.

쓸쓸함.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면

오후 5시만 되어도 어둑어둑하다.

거기에 추위까지 얹히면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밤은 좋지만 추위는 싫다.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따뜻한 밤이 긴 계절에 대하여.

상상만이라도 살 것 같다.


가을이 깊어지면

생각도 깊어져서 지난날을 자꾸 되돌아보게 된다.

잘한 것보다는 잘못한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남은 것과 떠난 것이 떠오른다.

남은 것보다는 떠난 것이 더 생각나는 계절.

그래서 쓸쓸함을 벗어나지 못하나 보다.


올 가을도 한 움큼의 쓸쓸함을 잘 견뎌내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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