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관계

by 윤인선

오래된 관계

40년 넘게 만나온 친구가 있다.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내고

성인이 된 후에도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살아온 시간들을 공유했다.

그리고 지금

오래된 만큼 먼지도 많이 쌓였는지 털어내야 할 것들이 있다.

가끔 털어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서로 기분이 상할 때도 있었지만

묻어두고 지나왔는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맞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맞는 것처럼 지나왔다.

맞지 않는 건 맞지 않는 거였는데.

묵은 먼지가 너무 두꺼워서 턴다고 털었다가

사방으로 먼지가 흩날려 서로의 얼굴도 보이지 않아 안 턴만 못하게 되었다.

말을 하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어설픈 한마디가 날아가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 깊게 남겼다.

이제와 보니 서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여겼던 건 착각이었다.

그래서 침묵하기로 했다.

때로는 침묵이 답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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