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by 윤인선

11월은 속이 깊고 든든하고 묵직한 달이다.

홀수를 좋아하고, 게다가 홀수가 겹쳐있는 숫자를 좋아한다.

그래서 11월은 애착 달이기도 하다.


11월에는 일요일 이외에는 빨간색이 없다.

휴일이 없다는 의미이다.


봄의 꽃놀이, 여름의 휴가와 피서, 가을 단풍놀이

그 뒤에 듬직하게 서 있는 11월.

단풍잎과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 떨어져

11월의 거리는 바닥이 온통 낙엽 천지이다.


일 년 치의 묵은 것들을 다 떨어뜨리고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달이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속하지 못하는 11월은

말없이 묵묵히 서 있다.

그래서 11월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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