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살만 한 곳

by 윤인선

왼발에 보호대를 차고 보호화를 신고 다닌다.

그러니까 밖에 나갈 때는 왼발에는 검은색 보호화를 신고

오른발에는 일반 신발을 신는다.

그러니까 왼발은 검은색, 오른발은 주황색 운동화이다.


고민이 많았다.

눈에 띄는 모습으로 밖에 나가기 싫어서였다.

모임이나 약속을 모두 취소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생각 끝에 마음을 먹었다.

이대로 세상으로 나가자.

지금 이 모습이 지금의 내 모습.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는

내 발을 본 사람들은 옆으로 피해 주고

자리를 양보해 주고

에고, 어쩌다, 하며 안쓰러워한다.

특히 어르신들의 표정과 말은 진심 가득이다.


세상에 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밤새 일어난 험한 일들을 기사로 읽을 때면

마음이 철렁철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환한 빛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상은 살만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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