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해도 괜찮아

20180516

by 도대영


요즘 딸내미가 자주 하는 말이 하나 있다.

얼마 전이었다. 딸내미에게 간식을 주기 위해 봉지를 뜯고 있었다. 그러다 힘 조절에 실패해 봉지가 펑 터지고 말았다. 과자들이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바닥으로 날아갔다.


“아이고, 아버지가 실수했네. 딸내미, 미안해.”


그러자 딸내미가 경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실수해도 괜찮아.”


나는 과자를 줍던 걸 멈추고 딸내미를 쳐다봤다.


“지연아, 방금 뭐라고 했어?”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했어.”

“진짜?”

“응!”


순간 마음이 뭉클했다. 어른들도 가지기 힘든 마음을, 하기 힘든 말을 이 어린 꼬마가 한 것이었다. 그때 지금까지 배워서 써먹었던 ‘실수해도 괜찮다.’라는 위로가 얼마나 깊은 울림을 전달하는지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그 울림은 내가 머리로 알고 있던 것 이상이었다. 이 단순하고 솔직한 위로가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말을 하는 사람으로 커가는 우리 딸이 자랑스럽고 고마웠다. 아울러 ‘지연아, 실수해도 괜찮아. 그럴 수 있어.’라고 가장 많이 말해 준 안해에게 고마웠다.


[긍정의 훈육]에서는 ‘실수는 배움의 기회'라고 한다. 동의한다. 모든 상황에는 잘못한 사람과 잘못이 있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실수와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지,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할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나는 적어도 후자로 살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딸도 그랬으면 좋겠다. 기분 좋은 딸내미의 명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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