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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vecin Feb 25. 2023

* 인연 (因緣) - 2 (2023.02.25.토) *

* 인연 (因緣) - 2 (2023.02.25.) *        


  섭씨 22도를 넘어서 섭씨 40도쯤 되는 기후를 선사했었던 A를 얼마 전에 만났다. 먼저 연락해서 만나자는 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닌 나인데, 왜 A가 생각났을까….  

   

  B가 말했다.     


- 학교 생각을 많이 하던 선생님이지.     


  서울 예술의전당까지 ‘불러내서’ 그동안 하지 못해서 쌓였던 이야기를 풀어냈다. 같은 학교에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차마 건들지 못했던 나에게 온갖 심한 장난을 하며 나를 유쾌하게 했었던 A…. A와 함께 할 때 내 마음은 말랑말랑해졌었고 학교, 학생들, 우리들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A는 나의 장단점을 잘 알았고 특히 나의 장점을 잘 끌어내 주던 좋은 사람이었다. 내가 A를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것은, 나를 잘 알아주던 누군가의 격려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1월 초 신입생 연수를 앞두고 다른 부서의 B가 찾아왔다.     


- 선생님~ 신입생 연수에 필요하실 것 같은데, 제가 이것저것을 사서 갖다 놓을게요~

- (놀라며) 아~ 선생님~ 그렇게 하실 필요 없어요~

- 아니에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인데요!     


  직접 문구점에 가서 신입생 연수에 필요한 문구들을 왕창 사가지고 와서 학급별로 분배까지 해 주었던 B~. 연수 준비와 이것저것에 정신이 없었기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B의 친절함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B에게 장난삼아 말했다.     


- B~ 연수 때도 와서 도와줘야 해요!

- 아? 그런가요? 시간 조절해 볼게요!     


  저 멀리서 기어코 오겠다는 B를 진정시키느라 혼났다. 생각도 깊고 유머러스하기도 하고 나의 장단점, 무엇이 힘들지도 잘 알아채 주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었던, 내 옆 반 담임이었던 B~ 조만간, 조만간 같은 학년 담임으로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화양연화(花様年華)라고 생각했던 ‘나의 계절’에 C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 하고 싶은 일은 다 하려고요~

- 일이 재미있어요~

- 열심히 해 보려고요~~     


  화양연화(花様年華) 인 줄 알았던 나의 계절이 끝나가는 것 같던 어느 날, C에게 말했다.    

 

- C~, 저는 이제 날아올라야겠어요~~ 잡았던 손을 놓아야겠어요~ 그만 놓을게요~ 보내주세요~     


  ‘들어주기’에 일가견이 있는 C에게 고민과 투정과 때론 말도 안 되는 여러 일들을 털어놓으며 마음을 달랬었는데, 항상 마음을 울리는 조언과 격려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고, 때론 어이없어하며 짓궂게 놀리던 C가 자유롭게 멀리 날아오르려던 나를 힘겹게 힘겹게 다시 붙잡았다. 힘껏 날아오르려던 날개를 애써 접고 다시 이 자리에 앉은 것이 잘한 일일까…??



  우리의 인생에 절대적인 지지자 3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절대적 지지자란, 사랑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기도로 후원해 주는 동역자를 일컫는데, 나의 모든 것을 인정해 주고 긍정적이며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지하는 사람을 말한다. 즉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주어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을 말하는 것.     


  D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 절대적인 지지자 3명이 있나요??

- 누군가의 절대적인 지지자가 되어 주고 있나요??     


  대답은 모두, ‘글쎄요….’ 였다….     


* 인연(因緣) : 사람들 사이에 서로 맺어지는 관계     


* 땅에 바늘을 꽂고 하늘에서 작은 씨앗을 떨어뜨려 바늘에 씨앗이 꽂힐 확률…. 이 계산도 안 되는 확률로 너와 내가 만난 것이야….

- <번지점프를 하다> 중에서 -      


* 우리는 그렇게 많은 길을 돌아 기적처럼 어떤 목적지, 혹은 어떤 사람에게 도착한다. 

- 그대에게 가는 먼 길 – 류시화 -      


  2022년에 만들었던 <슬기로운 고등학교 생활 2021>의 마지막 글 – 제56화 <인연> 파트에 나오는 몇 구절이다.     


  마지막 구절은 이것이었다.     


- 재고 따지고 할 그 어떤 조건 없이 내 눈앞에 화~악 나타난 28기와 아름답고 소중하고 즐겁고 의미 있는 인연을 만드는 2022학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보며…. 또 우리의 마음에 남을만한 한 아름다운 영혼을 만나는 행운들을 갖기를 바라며….     


  1년이 지난 지금, 나에게 2022년도는, 꽤 힘든 해였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수많은 인연이 찾아왔고, 당연한 줄 알고 있었던 인연들이 떠나갔으며, 꿈같이 찾아왔던 인연을 어떻게 해야 할지 수도 없이 고민하기도 했다. 아름답게 추억될 만한 것들로만 남아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만, 내 역량 밖의 일이라 하늘을 바라볼 뿐….     


  저 문장을 썼던 2022년 2월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2023년 2월을 보내면서, (2023년)의 마지막 글을 쓸 2024년 2월에는, 좀 더 경쾌하고 감격한 모습이기를 욕심내 본다. 작년 글의 마지막을 바꿔보면서, 또 몇 가지를 더해 보면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작은 꿈을 또! 꾸어본다.     


- 재고 따지고 할 그 어떤 조건 없이 내 눈앞에 화~악 나타난 29기와 아름답고 소중하고 즐겁고 의미 있는 인연을 만드는 2023학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보며…. 또 우리의 마음에 남을만한 한 아름다운 영혼을 만나는 행운들을 갖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절대적인 지지자를 만나기를…. 또 누군가의 절대적인 지지자가 되어 있기를…. 그런 인연이 나에게, 우리 모두에게 찾아오기를…. 

    

***************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붙들어야 하나….

  아니…. 그냥 지나가는 행인1인가…. 행인 2인가??     


  붙들어야 하는데 보내버린 건지….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인데 붙든 건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아직도….     


  무엇이든지 지나가고 나면 생각이 나고 아쉬움이 남으니….

  일단은, 붙들어야 하지 않을까….     


  놓치고 나서 후회하는 것보다….

  잡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더 나을 듯….

  그런데….     


  그런데….

  그 과정이 생각보다 너무나 힘들다는 것을 깨닫는 게 인생일까….     


  그 과정이 쌓여서 인연이 되는 건가…??     


  추억으로 남는 보이지 않는 안개 같은 인연이 될 수도,

  내 옆에서 오래오래 함께하는 뚜렷한 인연이 될 수도….     


  아니다….

  그 과정을 넘어서 절대적인 지지자를 발견하게 되는 게 인생인가….     


  2023년에 만날 인연을 기다리며, (2022년)의 마지막 글을 담는다….     


  이런 지지자가 있다면 살아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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