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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vecin Dec 23. 2023

* 그런데 Merry가 되려면 뭘 할 건데?? *

그런데 Merry가 되려면 뭘 할 건데?? (2023.12.23.) *     


 - 그런데 Merry가 되려면 뭘 할 건데??     


   30기 입학생 선발을 위한 면접이 2023년 12월 23일(토)에 진행되었다. 작년에는 12월24일(토), 크리스마스이브에 진행되었으니, 작년보다는 조금 나은 일정이었다고나 할까….     


   새벽부터 부산했던 터라 정작 학교에서는 매우 피곤했지만, 선생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 날이어서 뿌듯한 마음이다. 오늘 주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사람들은 총 5명이었는데, 모두 나에게 생각할 소재들을 주었다.     


   모든 교사 중 마지막으로 나와 함께 식사하고 급식실을 정리하고 나왔던 A 선생님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선생님이다. 언제나 열정이 넘치는 A 선생님의 일하는 속도는 어느 사람도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다. 3년여만에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이 반가웠던 A 선생님이 오늘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 워라벨을 향해 살고 있지. (워라벨 : Work Life Balance)

 - 코로나가 나를 멈추게 했어.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똑같이 살고 있었을 거야.

 - 토요일에 글만 쓰지 말고….

 - 1학년에서 3년 동안 시스템을 잘 정착시킨 것 같아….     


   그런데 A 선생님이 나에게 이 말을 했을 때, 나는 잠깐 숨을 멈추고 눈시울을 붉혔다.     


 - 아직도 지치지 않은 OOO 선생님…. (내 이름)

 - 아…. 그렇지 않아요. 선생님….     


   나와 함께 학부모 대기실에 있었던 B 선생님, C 주무관님은 이런 문구를 던져주었다.     


 - 글을 쓰면서 치유가 되나 봐요….

 -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 90년대생의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그런데 B 선생님이 나에게 이 말을 했을 때, 나는 한참 생각에 잠겼다.     


 - 언제까지 반주할 건데요??

 - 그러니깐요….     


   면접관으로서 30기 면접을 하고 온 D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 선생님~ 30기에 대해 기대하셔도 될 것 같아요!

 - 내년에 아주 좋으실 거예요!

 - 옛날 우리 학교 애들 분위기가 나요!

 - 똑똑하던데요!     


   다음 주 화요일 담임 협의록을 만드느라 남아 있는 나에게 E 선생님은 이렇게 인사했다.   

  

 - Merry Christmas!

 - 네~ 선생님도요~~*^_^*….

 - 그런데 Merry가 되려면 뭘 할 건데??     


   마지막 말에 나는 또 잠깐 숨을 멈추고 머뭇거렸다.    

 

 - 아…, Merry가 되려면, 뭘 해야 할까요….*^_^*….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던 5명의 선생님에게 다 하지 못했던 대답을 여기에 적어 본다.     


 - 저도 조만간 워라벨을 찾겠지만, 일단 1년은 모른 척하려고요…. 제가 어디에 빠지면 홀딱 빠지는 편이라, 워라벨을 위해 학교를 모른 척 할 수도 있어요. 아직 지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지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선생님이 옆에 있으면 좀 더 힘이 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토요일에 글을 쓰는 건 계속할 건데….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 90년대생이 다르기보다, 사람의 문제인 것 같아요. 예전과 많이 다른 세대인 것 같기는 해요….

 - 앞으로 10년은 더 반주하고 싶은데….

 - 선생님처럼 큰 교회보다 작은 교회가 더 맞는데….


 - 30기 애들이 괜찮다고 하니 기대가 되네요. 그런데, 1학년 때 아이들은 늘 예뻤었기에….*^_^*….     


 - Merry가 되기 위해서 무얼 할지는 모르지만, 일단 집에 와서 늦은 시간이지만 피아노 연습을 했어요. 조금 Merry(즐거운) 느낌이 나네요….*^_^*….     


   크리스마스 전 황금 같은 토요일 내내 학교에서 보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면접장에서 30기를 직접 대하지는 못했지만, 오늘 내가 출근한 이유를 알았다고나 할까….     


   어느새 12월의 마지막 한 주를 바라보는 이때, 나의 2023년을 뒤돌아본다.     


   *********************     


*** 밤새 눈이 왔다고 해서 아침에 지각할 생각으로 천천히 출근했던 이번 주 수요일….     


   오히려 차가 많이 없어서 수월하게 출근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눈이 온다는데….     


   1학년 전체 방에 어떤 녀석이 올린, 새벽녘 학교 구령대의 눈사람….   

  

#Merry_Christmas   #메리_크리스마스   #면접   #30기   #워라벨   #Work_Life_Balance   #90년대생   #반주   #눈   #눈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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