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28기와의 시작*

* 2022학년도 28기와의 시작 (2022.03.12.토) *

by clavecin

* 2022학년도 28기와의 시작 (2022.03.12.토) *


업무와 학급지도로 인해 늦게까지 남아계시던 여자 담임 선생님 2분과 함께 밤 10시 넘어 퇴근하면서 서로 이야기했다.


- 집이 어디예요 선생님들..??

- 시흥이요..

- 수원인데요..

- 난 서울인데...

우리가 이렇게 멀리서 다니는군요...

그럼 우리, 도착하는 시간을 서로 알려볼까요..???


한참 달리고 있던 밤 10시 50분경, A 선생님이 메시지를 남겼다.


- 저는 도착해서 손까지 닦았습니다~


그 날따라 웬일인지 뻥 뚫리는 길을 더 밟아서 밤 11시 1분경 도착한 내가 메시지를 남겼다.


- 저는 지금 주차장이에요~


나보다 3분 뒤, 시흥에 사는 B 선생님이 메시지를 남겼다.


- 아...저도 방금 도착...


내가 답장했다.


- 우리 잠깐 눈붙이고 내일 보아요~


수원 – 서울 – 시흥 순으로 도착했던 그다음 날 금요일, 모두 퇴근한 교무실에서 야간 자기주도학습 감독을 위해서 남아계신 C 선생님을 차마 혼자 두고 퇴근할 수가 없어서, 껐던 노트북을 다시 켜서 작업을 하다가, 같이 퇴근 했다.


- 선생님.. 댁이 어딘가요??

- 광명인데요..

- 어떻게 가셔요??

- 엄마가 데리러 오시기로 하셨어요...

- 아.....


이렇게 먼 길을 달려서 출퇴근하는 후배 교사들을 새롭게 발견, 어떤 안쓰러움, 애잔함 같은 감정을 공유하며 일주일을 마감했다.


금요일에 아이들과 이야기했다.


- 이번 주, 4일밖에 나오지 않았는데도, 많이 피곤하죠??

- 네!!!

- 암만해도, 주 4일만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 맞아요!!!


아직 회장을 뽑지 않아서 임시회장들이 담임 선생님을 돕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며칠 담임 선생님께서 계시지 않은 D 학급의 임시회장을 불렀다.


- 지금 아이들 뭐 하고 있나요??

- 네.... 저희 지금 회의하고 있습니다~

- ...?? 무슨 회의??

- 네...학급 운영을 위해서 회의가 필요해서요..


종례하면서 D 학급 아이들에게 말했다.


- 왜 이렇게 학급이 잘 돌아가는 거죠??

임시회장이 너무 잘하는데요??

- 네!!! 맞아요!!!

- 아니.. 이게 무슨 월요일에 입학한 학급이에요...*^_^*..

- 선생님! 저희 반, 완전 멋진 반이에요~

- 저희, 마치, 1년을 함께 지내 온 것 같아요...


입학식과 함께 시작되었던, 정말 그 어느 해보다도 바쁘고 정신없었던 한 주가 무사히 끝났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받았던 메시지를 정리하는데 꼬박 3일이 소요되었고, 출근부터 퇴근할 때까지, 수도 없는 답장과 알림과 공지와 가정통신문과 기안문을 작성하고 주고받으며 분주하게 보냈다. 책상 위에 널려져 있던 서류들을 어제 퇴근 전에야 겨우 조금 정리했고 그제야 수업에 대해 생각을 할 여유를 마음 한쪽에 둘 수 있었다.


헤매고 있는 나와 달리, 선생님들은 굉장히 부지런하고 빠르고 신속하시다. 4일 내내 일찍 출근하시고 늦게 퇴근하시며 쉴새 없이 일하시는 담임 선생님들이 그 틈틈이 학생상담도 하고 계시고 학부모 상담도 준비하고 계신다. 또 아이들 출결 확인이며 교실 비품이며 조사하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불평 한마디 없이 잘 챙겨주시고, 내가 챙기지 못하는 교무실 청소도 직접 하고 계신다. 그 열정과 열심이 신기하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아이들도 놀랍다. 처음 하는 야간 자기주도학습을 얼마나 잘하고 있던지... 어제 출근길에 굉장히 냉철하고 까다로우신 E 선생님이 나를 보자마자 말씀하신다.


- 작년 27기도 좋았었는데, 이번 28기 아이들은 더 좋던데요..????


이 말이 얼마나 감사하고 기쁘던지!!! 마치 내가 키워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직 수업으로 만난 학급이 많지는 않지만,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으니까...


- 흠...아이들이 괜찮은데..????

마치 옛날의 우리 학교 아이들 같은 분위기야...


입학식도 매끄럽게 진행되었고, 무엇보다도 현관 로비에서 학급 사진을 찍을 때 보니, 첫날답지 않게 아이들이 잘 따르고 신속하게 잘 진행이 되어서 선생님들과 많이 놀랐다. 30분 안에 12개 학급 사진을 다 찍었으니까...


처음의 낯섦을 잘 극복하고 익숙함을 위해서 편하게 쉬고 있을 이번 주말.. 334명의 신입생과 12분의 담임 선생님들이 좋은 것들로 잘 충전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 주를 건강하게 맞이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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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만에 처음 드리게 된 비전홀에서의 첫 채플..


날짜를 기록해 놓는다.


(2022.03.10.목)


감격 그 자체~~~~


채플(22-03-1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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