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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by 도치의우당탕

따뜻한 물로 씻는다.

헤진 마음을 붙잡고

머리를 감는다.

샤워기의 물은 지난날을 잊고

현재에 있게 한다.

몸에 닿는 물방울들이

그렇게 묻고있다.


문을 열면 수증기가 몽글몽글 퍼지고

수건으로 머리를 한껏 부풀린다.

다른 바깥공기에 오들 몸이 떨려와

물기를 닦는다.


꾸벅꾸벅 거울 보며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옷을 챙겨입었다.

이것도 추억이 되겠지

좋아하는 하얀 양말 고쳐 신고

두께 얇아진 외투 걸쳐 입고

현관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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