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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by 도치의우당탕

숨이 차기 시작했다.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무릎 통증을 신경 쓰게 되고

잠을 푹 자도 예전처럼 개운치 못한

낯선 이질감

여러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건너 띄어서,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글에서도 드러나지 않나 싶었다.

예쁜고 싱그러운 것 남보기에

좋은 것만 점점 평가에

신경이 쏠리지 않았을까


누군가 내 글을 본다는 건

결국 마음을 드러낸다는 거니깐

수상록으로 유명했던 몽테뉴조차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글을

온전히 담아내었다고 할 수 없었는데


그 깊이를 물에 손 담그듯 알 수 있을까

삶을 여과 없이 담아내라고 하면

그 문턱에서 돌아설 것이다.

박수를 받고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비판받고 질타받고 싶은 마음보다 굴뚝같으니까


그럼에도 이 글에서

헤매고 있다는 것은

내 안에 무언가를 잃고 싶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애매함으로 적당히 포장하는 내가

또 훗날 확신 없는 글로 시야를 흐리게 하는

글을 쓸까 봐


한없이 가벼운 밑천들이

물속의 발길질들이

꿰뚫어 보듯 보일까 봐


내 성격을 보이듯

글 속에 수많은 보험을 들여놓는다.

그래 겁 많은 내가


수많은 핑계를 대면서

그럴듯한 내용을 담는 건

순수한 의도가 아닌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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