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splash의Vjekoslav Domanović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
흔적이 쌓였다.
비도 내리고
더 이상 두 손으로 받칠 수 없어
흙내음 가득 땅속에 발을 심었다.
축축할 줄 알았던 그 땅이
온기를 가꾸어 빗속의 추위를 달래주고
그곳이 내 집이 되었다.
발이 간질거려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한동안 이곳저곳에서 소식이 잦아들고
때론 손님이 찾아들어
그때까지 목적을 몰랐다.
그저 좋아하는 것을 쫓았을 뿐이다.
감각은 사라지고
주위 소리도 잦아들 때쯤
밖이 아닌 안에서
답답함을 꽉 메우려 했다.
채워도 채워지질 않을
허기를 돌이켜보면
누군가 꺼내어 주길 바랐나 보다.
그래서 기록했다.
보내지 못할 나를 적어내며
계획을 했다.
이곳을 바꾸기로
멀리 떠나기 위해 허리도 늘였다.
가려진 그늘 사이를
재치고 머리 위로
타는 목마름을 마주하자
그렇게 피하고 싶던
비를 기다리며 몸을 흔든다.
혼자 밖에 몰랐던
나는 그제야 소통을 배운다.
온기를 나누는 법도
그제서야 배웠다.
나 혼자서 '내'가 아니었음을
흰 종이에 다시 적어낸다.
내 안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빈 공간에 그 흔적 남겨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