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조목 구불했던 길 지나
가파른 언덕 올라가면
말수 없던 우리 할머니 계셨다.
놀러 와 사랑방 뜨뜻한 아랫목
만화 보며 잠들고 있음
창고에서 정리하시던 할머니
'다라이 좀 가져와라' 하시고
그럼 난 잠에서 깨
오도도 달려 나가
뒤를 졸졸
할머니가 차려준 고봉밥
가득 채우고 꾸벅꾸벅
달력에 붙어 있던 동자승 쳐다보며
다시 티비보면
어느새 어둑어둑
들려오던 옆집 개 짖는 소리
방학숙제로 아빠 앞에서 장래희망
경찰이라 얘기했다 의도가 불순해
그날 종아리 매 맞고 엉엉 울 때
맨발로 달려와 말리시던 우리 할머니
밤공기는 맑고 개구리소리 커다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