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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플러스 Feb 20. 2023

IT 기업, 팀장이 하는일

UI 디자이너에서 기획자, PM, 팀장으로




IT 기업에서 일하다보면 대부분 하는 일과 단계가 정해져있다. 그리고 나이가 듦에 따라 차근차근 단계를 올라서게된다. 그 단계에서 본인이 준비가 되어있는지, 아닌지는 별도의 문제다. 사실상 피할 수 없는, 해야하는 역할의 시간이 오는 것이다.



1. 첫번째 단계

처음에 UI 디자이너들은 배너나, 간단한 시각물들을 만든다. 마음속으로는 더 대단한 시안이나, 애니메이션 같은걸 넣어보겠노라고 생각하지만 기회는 잘 주어지지 않는다.


2. 두번째 단계

나중에는 페이지를 다루고, 서비스 FLOW를 다루게된다. 물론 기획서를 본인이 직접 만들지는 않는다. 기획자가 만든 와이어프레임을 보면서 '이게 최선이었을까'를 고민하는 시기다.


3. 세번째 단계

이제는 기획서도 내가 직접 만든다. 서비스를 만들어야하는 상황에서, 무엇이 어디에 연결되어야하는지. 개발을 위해서는 뭘 해야하는지를 깨닫게된다. 점차 기획과 설계의 차이를 깨닫게된다.


4. 네번째 단계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서비스가 누군가의 제안서와 영업의 결과물이란걸 알게된다. 그리고 제안서와 영업에 관련된 일을 직접 체험하게된다. 결국 내가 얼마나 알고있는가가 제안서, 영업과 직결된다는걸 깨닫게된다.


5. 다섯번째 단계

비즈니스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회사의 인사문제 등을 다루게된다. 좋은 사람을 뽑는 방법부터, 그런 사람들을 내부에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게된다. 내가 아니라 다른사람이 일 잘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다.




대부분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하게되면서부터, 여러가지 고민이 시작된다. 팀장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해본적이 없는 사람은, '나는 내 작업에 집중하고싶다'는 말을 자주 하게된다. 그만큼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기보다, 신입 직원들에게 답변을 해줘야하는 내용. 상사에게는 보고해야하는 내용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자주 겪다보면, '내가 맡은 일을 진행하는것'보다, 다른 사람이 일을 진행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된다. 다른 사람들이 '팀장'이 될 준비를 할 수 있게 돕는 일. 그 밑기반이 되는 회사의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게되는 것이다.


팀장의 관점에서는 내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가에 대한 자부심보다, 관리자로서 바라본 '일의 시작'을 만들어내는 일. 그리고 그것을 다른 직원에게 전달하고, 진행을 돕는 과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렇기에 자신이 해낸 일들에 빠져있을 시간이 많지 않다. 오늘 무엇을 했고, 내일 무엇을 해야하고  - 오늘이 아닌 내일에 대한 계획을 세우게된다. 그리고 그 계획을 바탕으로 나의 성장이 아닌 '회사의 성장'에 대해 고민하게된다. 좋은 회사가 만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또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 만족스러운 업무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른 회사들과 협업을 하거나, 스스로 대단한 회사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그런 지점들을 찾아 헤메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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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신입 직원이었을 때 가장 아쉬웠던 일들 중 하나는 바로 면접이었다. 입사하는 사람의 포트폴리오와, 그 사람이 '어떤 역할로 성장하고싶은지'를 묻지 않았던 인사담당자들. 그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들을 원하는지 제대로 모르거나, 눈앞의 사람에 대해 제대로 궁금증을 갖지 않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더  '어떤 사람들'을 찾아야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가 갖고있는 것들이 '가치있게 느껴질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떤 바램을 갖고있을지. 내가 제대로 그들을 가르치고, 성장하게 도와주려면 무엇을 해야할지를 고민했다. 시행착오는 분명 있었겠지만, 그 결과 끝에 '눈 앞의 면접자'가 가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사람이 '우리에게 찾아와준 고마운 사람'임을 깨달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제대로된 기준이 없다면 좋은 팀원을 찾을 수 없다. 스스로의 조직이 어떤 사람을 필요로하는지 알지 못하면, 거기에 맞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지점은 '이 회사는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자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낮은 가격, 입찰하기 쉬운 것들을 노리는 회사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 사람을 갈아넣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도전의식도, 제대로된 교육도 얻지 못한 상태로 지쳐버리고만다. 매일 매일 반복하는 일들에서 성장하게될 가능성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이 일의 반복 끝에 무슨 역할이 있게 될지는 뻔하다. 눈 앞의 상사가, 신입사원의 미래의 모습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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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상사와 신입이 만났을 때, 개인적인 친분에 대한 부분보다, 일적인 성장에 대한 관심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개인적인 성향과 특성도 알아나가야한다. 사람을 하나씩 하나씩 이해해나가다보면, 그 사람의 직업적 상황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러면 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회사 레벨에서 건네줄 수 있는지가 나오게된다. 심지어 회사를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도, 제대로 관심을 기울인다면 배울것들이 많다. 그들의 바램을 제대로 이해하고, 채워주지 않았기 때문에 떠나는 사람이 생긴다. 그들을 내버려두고, 그저 '각자의 일은 알아서 한다'는 말을 들었던 사람들이 회사를 떠난다. 성장도, 친분도 없는 차가운 환경일수록, 사람들은 손쉽게 다음 회사를 찾게된다.


결국 좋은 회사에서 좋은 사람을 곁에 두려면, 팀장이 많은 역할을 해야한다. 사람들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무얼 원하는지. 어떤 꿈을 꾸고있는지를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그런 바램에 맞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실수를 해도 좋은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다. 그렇게 2년, 3년의 시간이 지나고 - 각자 한 사람의 몫을 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바라는 지점을 향해 떠나가게된다. 그 결과가 함께하는 방향이건, 혹은 홀로 서는 방향이건 간에. 각자의 방향으로 떠날 시간은 다가오게 된다.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문제가 없을 만큼' 새로운 사람을 길러낼 수 있는 준비를 해야한다. 누군가를 강제로 곁에 두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을 떠난 사람처럼 키워낼 준비를 해두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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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비전은 새로운 팀원들에게 충분할까? 퇴근하는 팀원들의 뒷모습을 보며, 스스로 질문을 하곤한다. 잘 가라는 인삿말 이전에, 또다시 내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싶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새로운 시도와 실험, 훈련이 반복되는 회사 생활 속에서, 성장의 즐거움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 팀장이라는 역할이 과연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하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그들의 바램을 어디까지 들어줄 수 있을지, 확인해볼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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