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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헌문학 Oct 22. 2023

가 닿다...

오래 전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고은 색종이로 아니, 그 시절엔 색종이가 귀했으니까.... 다 쓴 공책을 찢어서 또 신문지로 꼬깃꼬깃 접은 종이비행기 날려보신 기억. 다들 유년의 추억 어느 갈피에 남아있으실 겁니다.

당시 읽었던 동화처럼 종이비행기엔 그리운 사연이나 소망 한 줄을 적어 넣기도 했죠. 쪼그만 아이였을 때 언니들은 지구 반대편에 저와 비스무레 할 또 하나의 나 '도플갱어'가 존재한다 일러주곤 했죠. 그러면 상상하기 좋아하는 어린 맘에 왠지 신비하기도 저릿하기도 한 동경에 빠져선 나의 분신 그 도플갱어의 존재에게나 훗날 만나게 될 운명적인 연인에게로 전해지길 꿈꾸면서 비행기를 날리고, 종이 배들을 띄웠던 것도 같아요.      

그런데 '높이 높이 날아라' 주문을 걸고 힘차게 날려 던져봐도요. 대부분은 곧추 땅으로 곤두박질하기 일쑤죠. 그때마다 못내 아쉬워서는 새가 날갯짓 하듯 내 종이 비행기가 지구 반대편까지 멀리 날아가 주길... 그런 멋진 장면을 상상하고 기대했던 것도 같습니다.     

모처럼 갠 화창한 날, 하늘색 색종이 한장 같은 봄 하늘예요. 낮에 맑아진 하늘을 보려니까요. 어느 아이가 실수로 놓쳐버렸는지 분홍빛 선연한 풍선이 저 높은 창공에 두둥실 떠가고 있는 거예요. 그래, 고개를 꺾어 풍선의 비행을 한 참 바라보려니까 뜬금없이 어린 시절 날려 보낸 종이비행기가 떠올랐네요. 어렸을 적 잃어버린 그 비행기를 하늘에서 만나고도 싶구요.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 이름자 적힌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내는 맘으로. 연애편지 보내는 설렘으로, 

여러분 가슴에 가닿았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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