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으로 가벼운 인사 후, 둘레길 초입으로 가는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앞사람을 따라 줄지어 산길로 들어서면,달빛과 앞선 사람들이 비추는 빛이 듬성듬성 산허리를 밝힌다.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대낮의 산행도 쉽지 않은데, 발끝을 비추는 작은 랜턴빛에 의지해서 걸어야 하는 야등은 곱절 더 예민해진다.
어두운 산길을 걷는다는 건 무서운 일이 분명한데도 처음 만나 함께하는 사람들의 앞서가는 등이,, 닳아서 보기 좋게 먼지탄 등산화가,, 흥얼거리는 콧노래에 섞인 숨소리가 안도감을 주는, 의외로 꽤나 유쾌한 여정이다. 코 속을 타고 들어오는 도심 산속의 밤공기는 상쾌하기까지 하다.
앞장선 리더는 갈라져 뻗어나간낯설고 어두운등산로사이를 확신에 차서 걸어간다. 그러다가이내 뒤를 돌아보고 격려하며 뒤쳐지는 후미까지 챙겨주신다. 버리고 가면 정말 무서울 텐데.. 그래서 한 번 더 기운을 내본다.
1시간가량 3번의 큰 능선을 넘어 가파른 나무계단을 오르면, 반환지점인 소망탑에 도착한다.바로 아래로예술의 전당에서 남산타워까지 이어지는 현란한 서울의 야경을 만날 수 있다.탑을 세 바퀴쯤 돌면서 소원을 빌고 가빠진 숨이 가라앉으면 이내 하산이다. 쉬는시간이 거의 없는 빡빡한 운동코스다.
누구나 마주할 수 없는 색다른 서울의 야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어둠이 깊게 내려앉은 서울을 만날 기회에 도전하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