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인정쌤 Nov 01. 2020

나 어제 밤샜어.

표현이 부족할 때 거꾸로 생각해 보세요!

시험기간이라 친구가 밤을 새워서 너무 피곤하다고 메시지가 왔다고 한다. 마침 교재에도  [stay up all night]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밤새다]라는 표현이다. 나도 영어로 대화를 하다가 몇 번이나 궁금한 적이 있었던 표현이다. 영화를 보다가, 핸드폰을 하다가, 시험공부를 하다가 우리는 자주 밤을 새운다. 그리고 다음날 "나 어제 밤샜어."라고 말해야 하는데, [밤새다]라는 표현을 모른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 말을 살짝 거꾸로 바꿔, "I didn't sleep last night."이라도 해도 충분히 의미는 전달될 수 있다.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표현은 다양하게 알아 두자!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필기를 할 때 조사를 쓰지 않았다. 굳이 내가 볼 노트에 귀찮게 조사까지 써가며 글을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교 때도 실험노트를 쓰거나, 인문대학 교양과목 시험을 보면, 핵심은 몇 문장이면 충분한데, 이것저것 살을 붙여 노트 한 바닥을 가득 채워야 점수가 나오고, 시험지 한 장을 가득 채워야 학점이 나왔다. 그래서 나는 실험과목이나, 인문대학 교양과목은 점수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중고등학교 수업시간에도, 영어 선생님은 비슷한 의미의 유의어를 칠판 가득 적어주셨다. 나는 항상 그중에서 가장 쉬워 보이는 한 가지만 필기하곤 했다. 같은 표현인데 "굳이, 왜?" 특히,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시간에 관한 표현이다. 만약 지금이 [10시 50분]이라면, 영어로는 "Ten, fifty"라고 그대로 답변할 수도 있고, "Ten to eleven"이라고 [11시 10분 전]이라는 표현도 가능하다고 배운 것 같다. 그런데 두 번째 표현은 어째 많이 어렵다. [11시 10분 전]이라는 우리나라 말과 순서도 다르고, 전치사도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몇 분 전]을 나타내는 표현을 전혀 암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에 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창 길거리 미국인들에게 괜히 한마디라도 걸어보려고 노력하던 어느 날, 한 미국인에게 시간을 묻게 되었다.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정각에서 10분쯤 모자란 시간이었고, 그 미국인은 대략 [Ten to eleven] 정도의 답변을 해주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알아듣지 못했고, 나중에 집에 도착해서 시간에 관한 표현을 다시 찾아보았다. 보통 시간은 [10시 30분]의 경우"Ten, thirty"라고 하면 되는데 45분에서 정각 사이는 한국인들도 자주 그러듯이, [몇 분 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Ten to eleven"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to] 전치사가 방향을 나타내니 [10분 더 가면 11시]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그 날 이후로 나는 비슷한 의미일지라도 조금 더 익히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대화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같이 하는 것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때에는 표현이 많이 필요 없을지라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수월하게 이해하려면 다양한 표현을 알수록 도움이 된다. 물론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물어볼 수도 있고, 또 요즘은 여행에서든, 업무에서든 많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영어가 약한 외국인을 배려해 가급적 쉽고 천천히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여유가 되는 만큼 알아 두면 좋겠다.

이전 05화 취사도구가 뭐예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