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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인정쌤 Nov 01. 2020

취사도구가 뭐예요?

어려운 단어는 외국인이나 어린이에게 설명하듯이 바꿔보자!

미국에서 테솔 수업 중 방학이 생겼다. 방학이니까 긴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차도 없고, 같이 갈 친한 친구도 없었다. 테솔 수업 중 95%가 한국인이다 보니, 한국어를 쓰지 않으려고 친구를 거의 사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한인 사이트에서 일주일간 옐로우스톤까지 로드트립을 한다는 글을 보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글을 달았다. 12명이 차 2대를 빌려 일주일간 샌디에이고에서 라스베이거스를 지나 바위에 대통령이 조각되어 있는 마운트 러쉬모어를 거쳐 옐로우스톤까지 갔다 오는 코스였다. 주변에서 인터넷으로 만난 사람들이 무섭지 않냐고 걱정을 했지만, 옐로우스톤을 가겠다고 할 정도면 마음이 순수한 사람들일 거라고 믿었고, 덕분에 인생 최고의 여행을 경험하게 되었다. 다들 두 명 세명씩 아는 사이다 보니, 미리 만나서 식사도 하고 같이 계획도 짜고 하면서 여행 전부터 친목을 시작했는데, 여행 준비를 하던 중 누군가가 물었다.


"취사도구가 뭐예요?"


이 아이는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와 계속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였는데 그러다 보니 한국말을 한국인처럼 잘 하지만, 한자어에 취약했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냄비, 프라이팬, 숟가락, 젓가락 이런 거~"


라고 답해주었다. 그리고 여기에 큰 비밀이 있다. 말한 것처럼 우리가 쓰는 한국말에 지금처럼 한자어로 만들어져 영어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정확한 단어를 검색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외국인이나 어린아이에게 다시 답변해 준다고 생각하면 쉽게 풀이해서 설명이 가능하다.


토익스피킹 수업을 하다가도, 핸드폰의 단점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아이들은 핸드폰에 중독될 수 있다."


를 영어로 바꾸어 달라고 한다. 그 학생이 궁금했던 건 [~에 중독되다] 즉, [be addicted to~] 표현을 사용해,


"Children can be addicted to using cellphones." 


정도가  가능하다. 그러나 나는 그 학생이 굳이 암기하지 않고도, 바로 쓸 수 있도록 내용을 살짝 바꾸어서,


"Children can spend a lot of time using cellphones."


로 알려주었다.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내용은 같지 않은가?


또 다른 예시로, 교복을 입으면 좋은 점으로


"교복을 입으면, 학생들을 유해 환경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를 말하고 싶다고 한다. 나는 문장을 살짝 바꾸어


"When students wear a school uniform, they can't enter dangerous places."


로 바꾸어 주었다. 계속하는 이야기지만, 어려운 단어 많이 암기하고, 복잡한 문법 많이 이해해서 멋지게 하는 영어를 원한다면, 이 방법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 사전을 찾지 않고도, 문법을 더 이상 공부하지 않고도, 내가 원하는 말을 바로 할 수 있다면, 외국인과의 대화도, 그리고 각종 말하기 시험에서의 고득점도 전혀 문제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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