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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인정쌤 Nov 01. 2020

영어를 잘하면 좋은 점 1

여행이 조금 더 수월하다.

영어를 잘하면 좋은 점은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중고등 학생들은 학교 시험과 수능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고, 대학생들 역시 졸업과 취직을 위한 영어성적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으며, 좋은 회사에 취업할 기회가 넓어지며,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도 인사고과에도 영어시험 점수가 반영되어, 주재원이나 승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또한 공무원 시험에서도 영어공부로 시간을 많이 빼앗기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는 영어강사로 밥벌이를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지금까지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직, 간접적으로 받은 혜택들이다. 이것 말고도 좋은 점이 많은데, 사람들이 영어공부를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시기는 바로 휴가 직후이다. 많은 이들이 휴가로 해외를 다녀와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유창하지 못한 영어로 아쉬운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여행을 하며 영어를 어느 정도 말할 수 있어서 좋았던 자잘한 경험이 많다. 꽤 오래전에 휴가로 동남아 모 국가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여행을 위해 사전조사를 하다 보니, 공항 입국심사를 위해 [미화 1불]을 준비하라고 한다. 입국심사를 할 때 공항 직원에게 [미화 1불]을 지불하지 않으면, 입국심사가 뒤로 많이 밀린다고 한다. 물론 합법은 아니고 불법이다. 아니나 다를까 입국심사를 위해 줄을 서있는데,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미화 1불]을 손에 쥐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고, 담당 직원은 나에게 "원달러, 원달러"라며 돈을 요구했다. 나는 친절하게 웃으며, "Why do I have to pay one dollar?"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그 직원은 잠시 당황하더니, 바로 내 여권을 처리해서, 나와 내 일행은 거의 제일 먼저 공항을 나올 수 있었다. 새벽 도착이라 미리 예약해둔 호텔 기사 아저씨는 우리가 이렇게 일찍 나올 줄 몰랐다며, 30분쯤 지나서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공항 곳곳에도 공항 직원들에게 돈을 지불하지 말라는 한글로 된 안내문이 있었으나, 별 효과는 없었던 것 같다.


또 한 번은 치앙마이에서 다국적 투어를 신청한 적이 있었다. 각국 여행객들과 같이 봉고를 타고 하루 종일 여행지를 돌아다니는데, 국경지역을 갔을 때였다. 국경이다 보니, 우리가 내린 곳은 도로 오른편이었으나, 당연히 구경하고 다시 탑승하는 곳은 도로 왼편이라고 가이드가 알려주었다. 열심히 국경 근처 시장을 구경하고, 도로 왼편에서 시간에 맞춰 차를 탑승했는데, 한 커플이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 처음 내렸던 도로 오른편에서 기다리느라 가이드가 찾아다니느라 고생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를 방문하면, 나도 가급적 영어 단어만 말해서 대화를 하려고 한다. 예전에 누군가가 동남아 호텔을 갔는데, 냉장고가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고 한다. 프런트 데스크에 전화를 걸어 냉장고가 고장 났다고 영어로 말을 했으나, 냉장고 발음이 워낙 어렵다 보니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냉장고 대신 "아이스박스, 아이스박스"라고 했더니, 바로 알아듣고는 객실로 올라와 냉장고를 열어주었다고 한다.


나 역시 부모님을 모시고 간 치앙마이에서 최고급 스파를 누려보시라고, 아주 특급 호텔에 전화를 한 적이 있었다. 예약이 가능한지 영어로 물었더니, 자신은 영어를 잘 못해 다른 사람을 연결해 주겠다고 하더니 뚝 끊어버린다. 다시 한번 전화했더니 역시 내 전화를 끊어버렸다. 결국 나는 스파 예약을 하지 못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얼마 후, 나 역시도 예전에 외국인이 다가와 영어로 쏼라쏼라 하면 스트레스받고, 피하고 싶었을 텐데, 내가 그들에게 별로 잘나지도 않은 영어실력으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나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인사말과 기본적인 표현은 그 나라 말로 익혀가고,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경우 또박또박 영어 단어로만 의사소통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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