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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by 청천

용어

내 주위에서 자주 들리는 영어 나부랭이 가운데 가끔 그 단어를 사용하는 분들에게 해당 단어의 정확한 스펠링과 의미를 묻고 싶을 때가 있다. 나의 잘난 체가 아니라 쓰잘데기 없이 영어 단어를 섞어 사용하는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렇다. 아름답고 쉬운 우리말이 얼마나 많은데 그따위 영어 단어 하나 가져다 쓴다고 하여 가방끈이 그다지 길어 보이지 않으면서 용감 무식하게 사용하는 걸 보면.. 물론 그 상황, 그 자리에 그가 사용하는 단어가 아주 적절하고 다른 대체할만한 우리말 표현이 없거나 마땅치 않을 때까지 영어 또는 외국어 단어 사용을 하지 말자는 또는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나도 그렇게 속 좁은 애국자는 아니니까...


한두 마디 가져다가 識者然할 게 아니라면 어지간하면 즉 우리말로 충분히 의사 표현이나 본인 생각 전달이 가능하면 우리말로 하는 게 더 좋겠다는 것이고 하나 더한다면 카톡이나 문자 또는 이모티콘들을 이용해서 표현하거나 전달하는 것을 조금은 참아주고 문장으로 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오늘 주제로 넘어가보자. 상당히 오래전부터 거의 모든 사람들의 입줄에 오르내리게 된 단어, 시너지와 힐링. 오늘은 먼저 시너지에 대한 야그.


시너지효과(synergy effect). 하나의 기능이 다중(多重)으로 이용될 때 생성되는 효과. 어원에 대해서는 조금은 전문적인 영역이라 생략을 한다.

상승효과(相乘效果)라고 번역할 수 있으며 둘 이상의 요소(사람, 자원, 조직, 시스템 등)가 결합하여 협력할 때, 각 요소가 독립적으로 작용할 때보다 더 큰 결과나 성과를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 "1 + 1 > 2"의 효과를 의미한다. 요즘 들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어 이해하는 데는 어려운 점이 없지만 굳이 가져다 붙이지 않아도 되는 영역에까지 끌어들이는 경우를 보게 되는바 지나침은 아니함만 못하게 되는 우(愚)를 범하지는 않을까 한다.


몇 가지 잘 못 사용하는 간단한 예를 찾아보자. 시너지 효과를 잘못 표현한 경우는 보통 시너지 효과의 본질을 오해하거나, 부정적인 상황에 사용하거나, 단순한 합산 효과를 시너지로 착각하는 경우이다. 먼저 단순 합산 효과를 시너지로 착각하는 경우.

"우리 회사는 A 제품에서 월 500만 원, B 제품에서 월 5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니까 시너지 효과로 월 1,000만 원 매출이 나옵니다."

이는 두 제품이 각각 독립적으로 매출을 올리는 것일 뿐, 서로 영향을 주어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 합산이지 시너지 효과가 아니다.


또 부정적인 결과를 시너지 효과로 표현하는 경우.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면서 기존 팀원들과의 의견 충돌로 팀의 의사결정이 더뎌졌지만, 이것도 시너지 효과입니다."

시너지 효과는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긍정적인 결과를 창출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부정적인 결과를 시너지 효과로 잘못 사용했다.


아무 곳에나 가져다가 사용하는 경우도 문제.

"우리 팀은 서로 다른 배경의 구성원들이 모였으니,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서로 다른 배경이 자동으로 시너지를 보장하지 않는다. 협력과 조율이 없는 단순한 구성 차이는 시너지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

시너지는 '1+1=2 이상의 효과를 의미한다고 앞에서 적었거니와 잘못된 사용 사례는 시너지의 정의에서 벗어나 있거나, 실제로 시너지가 없는 상황에 과장되거나 부정확하게 사용한 경우이니 기왕에 사용할진대 정확한 의미로 적절하게 사용을 하고 이 또한 가능하면 (漢字語이기는 하지만) 대체어가 있으니 이를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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