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바보 같은 엄마다.
딸이 숙제를 하기 싫다고 하거나 학원만 생각하면 힘들다고 말하고 있는데도 그냥 모른 척 해 버리고 만다. 이 맘 때의 아이들이 학원을 싫어하는 건 당연하니까. 그렇지만 학원을 안 다닐 수는 또 없으니까.
아이가 영어학원을 가기 싫다고 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을 거다. 숙제가 싫을 수도 있고, 학원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가 있을 수도 있고. 아마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거다. 본인은 좋아하는 캐릭터를 어떤 친구는 유치하다고 말할 수도 있고. 그것이 마음에 걸리고 싫은 아이가 내 딸일 지도 모른다.
자주 억울하고, 짜증이 많고, 조그마한 일에도 예민한 나의 아이. 이 아이의 짜증이 시작되면 나의 마음에도 파도가 울렁인다. 갑자기 온 신경이 곤두서고 아이의 짜증을 도저히 받아 줄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그나마 요즘은 회사를 쉬고 있으니 예전보다는 받아줄 에너지가 되지만, 일하는 동안에는 이 어려운 아이를 받아주기 많이 힘들었다.
나는 이 아이를 대체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걸까?
오늘 밤엔 숙제는 다 제쳐두고, 아이와 대화를 먼저 하는데 집중해 봐야겠다. 잠자리에 나란히 누워 도란도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오늘 뭐가 제일 힘들었는지 물어봐야겠다. 그것만으로도 아이의 뾰족한 마음이 조금은 둥글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학원보다 중요한 건 사랑하는 내 아이,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