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힘
순간의 생각들이 모여 나를 만든다.
아무리 쓸모없어 보이는 단상들 일지라도, 나만의 공간 어딘가에 기록해 보자. 먼 훗날 그 기록을 돌아봤을 때 나란 존재에 대해 알 수 있다. 내가 살아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은 기억도 언젠가는 잊게 된다. 좋지 않은 기억은 잊는 게 좋을 때도 있지만, 기억하고 싶은 시절이 있다면 내가 남긴 기록이 그 시절로 데려가 주기도 한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메모한 기록들이 훗날 글의 좋은 소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생각이 많이 떠오르는 사람이건, 가끔 떠오르는 사람이건 기록해 보자. 쓸데없는 생각을 기록해서 뭐 하나 라는 생각은 버리고, 버스 안에서나 지하철을 타고 갈 때, 심심할 때 기록을 남겨보자.
요즘처럼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어딘가에 기록하기 좋은 시대는 없었을 거다. 메모지와 필기구가 없어도 되고,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있으니 말이다.
나는 뭐든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브런치에 들어와 ‘글쓰기’를 누른 후 쓰고 저장을 해둔다. 그리고 작가의 서랍에 차곡차곡 넣어둔다. 그런 습관이 있어서 매일 글쓰기를 할 때 덜 부담스럽다. 물론 매일 쓴다고 해서 ‘잘’ 쓰는 건 또 아니다. 그건 또 다른 문제다.
오늘로써 매일 글쓰기 66일을 드디어 달성했다. 무엇이든 최소 66일을 하면 습관으로 장착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씽’을 읽다가 나도 해보고 싶어졌다. 하필 육아휴직 후 처음 읽은 책이 ‘원씽’이었고 그 책에서는 2달 하고도 일주일 즉 66일이면 새로운 습관을 장착할 수 있다고 했다. 읽고 나서 다음날부터 바로 쓰기 시작했다.
독서가 하루의 일과 중 1순위였는데 쓰기를 1순위로 변경했고, 쓰고 나서야 읽었다. 이런 순서를 스스로의 루틴으로 잡다 보니 안 쓰면 읽을 수 없었다. 그러니 쓸 수밖에 없었다.
매일의 깨달음 매거진을 66개 쓰고 나니 무엇이 달라졌을까? 매일 쓰는 것 자체에만 집중했지 글의 질이라던가, 내용의 쓸모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도 마감 시간이 다가오더라도 무언가를 쓸 수 있는 지구력은 길러진 것 같다. 이제부터는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쓸모가 있는지도 조금 더 생각하며 써 나갈 예정이다.
그것 또한 다른 습관을 만들어야 가능한 일일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포기는 하지 않겠다. 실패하면 또다시 도전하고,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제의 나 보다 오늘의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