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이틀간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오늘 아침 짜증을 냈다.
어제는 정말 잘 지나간 하루였는데 오늘 아침은 약간의 시련이 있었다.
월요일 아침은 아빠에게도, 엄마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힘이 든다. 주말 내내 신나게 놀고 피곤한 몸으로 잠이 든 후 몸을 일으키려니 눈도 안 떠지고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인다. 그래서 일어나기 힘든 건 백번 이해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초등학교 2학년이 아닌가? 어릴 적에는 짜증을 부리거나 떼를 쓰더라도 '아직 아기니까 크면 좀 나아지겠지' 하며 기다렸다. 하지만 이건 아이의 성향인가? 짜증을 내는 성향은 조금은 줄었지만 여전히 본인이 조금만 불편해도 짜증을 낸다. 그 짜증은 나의 신경을 즉각적으로 건드린다. 그럼 내 안의 화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노충구 박사의 '결국 해내는 아이들의 비밀'이란 책을 읽었다. 방종임 대기자 TV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책이다. ADHD, 틱 등에서 유명한 한의사님이 쓰신 책인데 그러한 병을 한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음이 신기했다. 무엇보다도 겉으로 드러나는 병의 치료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아이의 뇌 발달, 전반적인 환경 변화나 호르몬 등과 연관 지어 몸 전체를 관통하는 치료를 해 주신다고 한다. 내가 그 병원에 가서 이 의사분께 치료를 받아본 건 아니지만 책의 내용만 보면 무척 신빙성이 있다. 아이가 짜증을 내는 이유는 뇌가 불균형하게 발달했기 때문이라는 거다. 이 책을 읽고 희망을 가졌다.
우리 아이도 달라질 수 있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는 데까지는 해 보는 거다. 우리 아이가 얼마만큼 달라질 수 있을지, 갖은 방법을 다 써보자. 아이의 변화와 관련된 모든 것의 결론은 사랑이란 걸 깨달았다. 그런데 이 '사랑'은 시도 때도 없이 변하고 일관성이 없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그 방법이 참으로 어렵다. 자꾸 나 자신과 아이에 대한 사랑이 만나 싸운다.
오늘 아침에는 첫째 아이가 평소보다 더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동생은 오늘따라 이불에 실수를 하는 바람에 무척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다 하고 있었다. 언니는 학교 가기 30분 전에 일어나서 옷을 입고 머리를 묶고 백설기를 먹었다. 세수를 하라고 했더니 입에 아직 씹고 있는 떡이 있다며 짜증을 부렸다.
"첫째야 이제 알람이 울렸으니 세수하러 가자."
"엄마~!!!! 아직 입에 떡이 있다고!!!"
좋게 말했는데 바로 짜증을 부리는 딸을 보며 내 안의 화가 폭발했다.
나는 예쁜 말을 주는 데 너는 왜 나에게 짜증을 주는 걸까? 너의 짜증은 왜 나에게로 오면 분노버튼이 되는 걸까? 결국 아침부터 아이에게 화를 냈다.
"엄마가 아침부터 니 기분 상하지 않게 하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아? 그랬는데 네가 이렇게 말 한마디에 짜증을 내면 엄마는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아침마다 우리 집의 갈등은 끝나지 않는다. 매일이 나아지길 바란다. 매일 나아질 거란 마음으로 일어나서 아이들을 바라본다. 나 자신을 바라본다.
노충구 박사님, 이게 정말 우리 아이 뇌의 문제인가요? 그게 맞다면 당장 한약을 처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나는 이렇게 책 속에서 길을 찾아본다.
만약 욕구를 참기 힘들어하고 쉽게 짜증을 내는 아이라면 어렸을 때부터 전두엽 발달을 위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육아 상담 프로그램이 많아졌는데, 아이를 키울 때 '사랑으로 키우라'는 부분만 유난히 강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전두엽은 부모의 사랑만으로는 발달하기가 어렵습니다.
부모의 사랑이 뇌의 변연계(정서 영역에 관련) 발달을 도와서 정서적 안정감과 자존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자기 조절을 위한 전두엽 발달을 위해서는 마냥 '좋다', '예쁘다'만 해줄 수는 없습니다.
'오냐오냐했더니 할아버지 수염을 뽑는다'라는 속담처럼 무조건적인 사랑만으로는 아이를 올바르게 키울 수 없습니다. 전두엽 발달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엄격한 규칙과 규율을 통해서 욕구를 지연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1. 음식을 먹을 때는 바로 먹지 않고 잠시 기다리는 시간을 보낸다.
2.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먼저 하고서,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지도한다.
3. 원하는 것은 미션으로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면 들어준다.
4 영상이나 게임, 스마트폰은 원칙을 가지고 사용하도록 제한한다.
5. 용돈은 할 일 리스트를 지킬 때 주는 것으로 정한다.
6. 일과 계획표를 세워 반복하고 피드백하는 습관을 가진다.
7. 타이머를 활용하여 시간을 예측하고 행동을 조절하는 연습을 한다.
- 노충구 작가의 '결국 해내는 아이들의 비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