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우리 영화
얼마 전 아이들을 재운 후 TV를 틀었는데 우연히 '우리 영화'라는 드라마를 보게 됐다. 제목만 보면 내 스타일의 드라마가 아니었는데 남궁민과 전여빈이 나오길래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빠져 들었다.
남궁민이 하는 드라마는 웬만하면 다 재미있고 흥행성이 있었던 터라 이번 드라마도 그럴 줄 알고 기대하며 보았다. 보다 보니 이 드라마는 흥행류의 드라마는 아니고, 작품성 있지만 대중성은 좀 있기 어려운 드라마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 딱 내 스타일이다!
나는 남들 다 좋아하는 대중성 있는 드라마는 당연히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안 좋아하는 B급 류의 드라마도 좋아한다. 예를 들면, 한예리, 한승연, 박은빈이 출연했던 <청춘시대>나 유연석, 문가영이 나왔던 <사랑의 이해> 등이다. 대중적이지 않지만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보는 게 좋았다고 할까.
드라마 평론가가 아니고, 섬세한 묘사를 하는 글도 잘 쓰는 편이 아니라 상세히 표현하는 게 어렵지만 이런 류의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우리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시한부인 이다음(전여빈)이 영화를 찍기 위해 매달리는 이유 그건 아마 너무 살고 싶어서 이지 않을까. 이 영화를 끝까지 찍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고, 혹여 잘못되면 제작사에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도 있는 상황. 이 상황에서도 그녀는 끝까지 찍겠다고 말을 한다.
영화감독인 이제하(남궁민)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촬영을 강행한다. 제하 역시도 다음을 살리고 싶은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지 않았을까.
얼마 전에 들었던 자이언트 강의 중에 이은대 작가님께서 말씀해 주신 내용이 있다.
‘살기 위해 한 행동은 용서받을 수 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아무리 그래도 나쁜 행동은 용서받으면 안 된다 생각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다른 사람의 용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먼저 용서해 줘야 할 것 같았다. 본인이 자신을 용서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발판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오늘 하루 ‘살기 위해’ 한 행동이 무엇인지 떠올려 본다. 그리고 ‘진심으로’ 내가 살기 위해 아이에게 화를 냈던 장면을 생각한다. 죄책감이 들어 하루를 망쳤던 날들이 떠오른다.
아이들에게 화내는 게 미안하다고 누군가에게 말했을 때, 돌아왔던 답변을 기록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당신은 어릴 적이 기억나나요? 아이들은 대부분 잊습니다. 그러니 죄책감 가지지 마시고 일단 어머니 자신을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