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더 무비를 보고

신구의 조화

by 보나

휴가를 맞이하여, 브래드 피트 주연의 ‘F1 더 무비’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원래 보려던 계획은 없었는데 형님네 부부가 같이 보자고 추천을 해 주셔서 갑자기 보게 되었다. 그동안의 경험에 의하면 액션영화는 웬만하면 실패가 없었다. 아이들은 시어머님이 봐주시고 우리 두 부부만 나가서 볼 수 있다고 하니 안 볼 이유가 없었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영화를 보실 분은 아래 글을 읽지 마셔야 할 것 같아요!! ^^)


브래드 피트가 연기하는 ‘소니’는 젊은 시절 유망주였다가 부상으로 인해 지금은 F1에 참가하지 않는다. 그가 어떤 사유로 레이싱에 천재적인 소질을 가진 ‘조슈아’라는 젊은이와 만나게 된다.


이 둘을 보며 인상 깊었던 장면은 노장의 ‘정공법’과 신세대의 ‘기술혁신법’이 만났던 점이다. F1 출전을 위해 기초체력 훈련을 할 때소니는 직접 땀을 흘리며 뛰었지만, 조슈아는 몸에 센서를 부착하고 러닝머신 위에서 뛰었다. 나도 이제 꼰대에 속할 법한 나이가 되어서 인지 몰라도 최신 기술만 가지고 실제 땀을 흘리지 않는 젊은이의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속이 상했다.


영화에 나오는 기술감독이 조슈아에게 레이싱 할 때마다 자꾸 더티 에어로 인해 차가 부딪히는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대략적으로 기억나는 대로 적은 대사입니다)


“뭐가 문제인 거 같아?”

“센서가 많이 달렸는데 분석해 보면 알잖아요.”

“실제로 타봤던 사람이 차가 어떤 지를 말해주는 게 중요해. “




영화를 보며 예전에 봤던 영화인 ‘인턴’이 떠올랐다.


워킹맘인 여성 CEO가 인턴을 채용했는데, 퇴직을 하고 지내던 할아버지를 채용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할아버지 직원을 안 좋게 생각했지만 그의 연륜과 경험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워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며 구 세대와 신 세대가 이렇게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살면 참 좋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F1 더무비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한 액션 영화라 생각했는데 젊은이 하나를 ‘사람 만드는’ 브래드 피트의 모습이 있었다. 본인이 젊었을 때 실수했던 모습을 거울삼아 능력 있는 젊은이 하나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이끌어 준다.


SNS, 다른 사람의 말 같은 건 다 소음이야. 너 자신에게 집중해.


브래드 피트의 이 대사는 지금 나에게 하는 말 같아서 눈물이 흘렀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지, 나 자신은 원하는 걸 소중한 걸 잃지 않기 위해 나에게 집중해야 한다. 자꾸만 주변에 흔들리는 내가 겹쳐져서 울림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람들이 무척 재미있다고 했다’라는 평만 듣고 영화를 보았는데 그보다 더 큰 감동과 재미를 얻었다. 액션 영화는 보고 나면 그때뿐인데 이 영화는 보고 난 뒤에 자꾸 등장인물에 대해 찾아보게 되고 여운이 남는 영화다. 이번 여름방학에 잠시 시간을 내어 남편과 함께, 자녀와 함께 ‘F1 더 무비‘를 보시길 추천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매일 글을 쓰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