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부족
글을 쓰다 보면 자꾸 벽에 부딪힐 때가 있다.
아 이 부분에서는 이런 느낌의 단어를 써야 하는데, 이 단어는 찰떡이 아닌데.. 하다가 결국 알맞은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고 80퍼센트의 느낌만 살린 단어를 선택할 때도 많다.
단체 채팅방에서 누군가를 위한 축하와 위로를 건네더라도 위로의 단어가 부족해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할 때도 많다. 다년간 길러진 공대생의 단순함 때문이라고 변명이라도 해야 될 것만 같다.
그렇지 않다면 아마 어린 시절 풍부한 단어가 깃든 책을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글쓰기의 어려움은 이런 거다. 쓰고 싶은 단어,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할 단어를 배치하지 못할 때 참 답답하다. 그리고 마음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른다. 왜 이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가 하고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 글을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독후감도 잘 쓴다고 했고, 논설문 종류의 글도 잘 쓴다고 했다. 하지만 감수성이 풍부해야만 쓸 수 있을 것 같은 소설류나 시와 같은 글을 나에게 너무도 어려웠다. 아마 그때부터도 글에 쓸 수 있는 풍부한 단어들을 쓰지 못했던 거 같다. 그때 예쁜 단어들, 시집이나 이런 걸 많이 읽었다면 가능했을까?
요즘에도 내가 쓰는 글들은 대부분 에세이지만 정보전달이나 자기 계발의 성격이 강하다. ‘정보전달형 에세이’라고 하면 맞을까. 그래서 소설가가 사용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문장을 쓸 일은 많이 없다. 하지만 아름다운 문장뿐 아니라 기본적인 단어들조차도 기억나지 않을 때는 스스로가 참 초라해진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무얼 더 해서 보완하는 게 좋을까? 이제는 글쓰기에 깊이를 더할 때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자기 계발서 종류의 책에서 이제 다른 종류의 책들로 넘어가야 할 시점인가.
최근에 읽기를 완독 한 책은 교육서였다.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초2 교육방법에 관한 책을 보게 됐고, 집어 들어 읽었는데 그냥 방법론적인 책이 아니었다. 철학이 깊이 가미된 책이어서 감동적이었다. 교육서를 이렇게 철학서처럼 감동적 이게도 쓸 수 있다니 놀라웠다.
내가 읽은 책은 송재환 작가의 <상위권 아이로 만드는 초2 완성 공부법칙>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 이외에도, 고명환 작가의 <고전이 답했다> 등도 돈 버는 방법이나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철학을 토대로 쓴 자기 계발서 같다.
지금 당장 이런 저명한 작가들만큼 쓰기를 바라지 않는다. 시간과 노력이 켜켜이 쌓이다 보면 곰탕 국물 같이 진하게 우러난 글을 쓸 수 있게 될 테니까. 다만 내가 노력해야 하는 건, 오늘보다 내일은 조금 더 나은 글을 쓰는 일,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일이다.
오늘도 책 속에서 길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