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달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운동을 할지 많이 고민했다.
헬스를 하다가 그만두었던 기억, 필라테스는 체중 감량에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고, 요가도 마찬가지였다. 작년부터 동네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집 근처 상가에 있는 '커브스'라는 운동을 알게 되었다. 문 앞에 ‘여성 전용 운동’이라고 쓰여 있었고, '여기까지 오신 것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성공한 겁니다'라는 문구가 조금 끌렸다. 문을 살짝 열어보니 온통 나이가 좀 드신 중년여성들 뿐이었다. ‘아, 내가 갈 곳이 아닌가’하고 스리슬쩍 문을 닫았던 기억이 있다.
친정엄마가 커브스에 다닌다고 했다. 원래 헬스도 싫어하셨던 분이 꾸준히 다니시길래 어떤 건가 궁금해서 여쭤보았더니 운동도 쉽고 재밌고 잘 가르쳐 주신다고 했다. 그리고 본인이 여기 다니고 근력량도 늘고 여기저기 아프던 곳도 사라졌다면서 나에게 강추해 주셨다. 그러더니 곧 내 동생도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올해 3월이 되면서 진짜 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고 내가 갈 곳은 이곳밖에 없단 생각에 무작정 '커브스'로 향했다. 가서 바로 인바디를 잰 후에 등록을 했다. 체지방량은 높고 근육량은 매우 부족한, 전형적인 마른 비만이라며 선생님께서 웃으셨다. 그래도 바쁜 회사생활 중에도 일주일에 2번만 오자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명맥을 이어 나갔다. 처음에는 기구 하나하나를 다루는 게 많이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곳에는 나이 많은 할머니도 계셨고 중년 여성 분들이 나보다 스쿼트를 훨씬 잘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근육도 나보다 훨씬 단단해 보이고 무엇보다 건강해 보이셨다.
나도 머릿속을 비우고 센터의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대로 천천히 배워 나갔다. 가르쳐 준 대로 30분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드니 부담감이 없었다. 기구를 30초 하고 서서 다리 들기 운동(-> 뛰기 운동)을 30초 하면서 한 바퀴를 돈 후에, 의자에 앉아 의자 스쿼트와 밴드를 가지고 근력운동을 한다. 그리고 또다시 기구를 한 바퀴 돈다. 이렇게 하고 나면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것만 해도 운동이 된다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근력운동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렇게 4월, 5월을 보냈고 5월 중순부터는 휴직을 시작했으므로 본격적으로 주 3회를 지켜 나갔다. 아주 가끔은 주 4회, 5회를 나간 적도 있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주 3회만 지키자는 마음으로 진짜 꾸준히 나갔다. 머릿속을 비우고 운동을 하니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되었고 흐트러지기 쉬운 루틴을 잡기에도 좋았다.
그렇게 꾸준히 잘 다니다가 위기가 왔다. 바로 여름휴가 기간이 돌아온 거다. 여름휴가 기간부터 그다음 주까지는 거의 운동을 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다시 다닌 지 일주일 정도가 되고 난 후, 왠지 인바디를 다시 재고 싶어졌다. 그래서 본능이 이끄는 대로 인바디를 재보겠다고 했다. 그랬는데 결과가 기대 이상이었다. 체지방이 3.2kg이나 줄어든 거였다.
옷을 입을 때도 약간의 변화가 느껴지긴 했었다. 군살이 조금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남편도 조금 슬림해졌다고 했었다. 그리고 몸무게도 2kg 정도는 확실히 줄었다 생각했다. 그랬는데 3.2kg이나 감량했다니. 선생님께서는 엄청난 일이라며 출석 스티커 8개를 딱 찍어 주셨다. 무척 대단한 거라고!
역시 인바디를 해보기를 잘했다. 이 일은 나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었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정말이었구나를 실감했다. 근육량은 고작 0.7kg밖에 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점점 표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근육량이 많이 부족했는데 이 정도 늘었으니 조금 더 노력해서 표준이 되어보자. 체지방은 아직 조금 더 빼야 한다. 그래서 건강한 몸을 만들어 보자. 하지만 이 역시도 기대는 금물. 아무 생각 없이 머릿속을 비워내고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다.
운동에서 느꼈지만 글쓰기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한다.
내가 꾸준히 매일 쓰는 것이, 중간에 위기는 있을 테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체지방도 감량되어 있고 근육도 붙어 있는 게 아닐까? 인바디처럼 나의 글쓰기의 크기를 잴 수는 없지만, 정량화할 수는 없지만, 분명 무언가 강화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을 거라 믿는다.
나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자, 머릿속을 비우고 그냥 하자, 그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