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죽음, 부모, 친구, 나그네, 귀천, 천상병
장례식장에 왔다.
3번아들 절친의 어머니가 소천하셨다. 아들이 올 수 없는 상황이라 부부가 함께 조문했다.
내 부모는 군 생활할 때 두 분이 두 달 간격으로 다 歸天했다. 3번아들보다 어렸을 때다. 사는 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 일찍 돌아간 부모를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애틋했다. 가끔은 원망스럽기도 했다. 뭣이 급해서 좋은 세상 구경도 못하고 가셨는지... 의지할 데도 없는 생때같은 자식 셋을 두고 어떻게 그리 갈 수 있는지...
뭐라 위로의 말을 하지도 못했다. 그저 잠시 같이할 뿐... 어머니를 잃은 젊은이에게 지금 어떤 말로 황망한 마음을 달랠 수가 있을까.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는 잘 모른다. 어머니 뱃속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물리적인 생명의 기원을 본 적도 없다. 생명이 소멸한 다음에 가는 곳도 경험한 적이 없다. 그 누구도 증명한 일이 없으니 모르는 게 당연하다. 종교인들이 말하는 생명의 근원과 영생에 관한 것은 경전에 나오는 修辭를 신앙하는 내용이다.
100년을 산다면 36,500일을 채울 수 있다. 날수로 세어보니 인생이 그리 길지 않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다. 장례식장에 오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인생은 기쁨으로 시작해서 슬픔으로 마무리하는 것 같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 신약성경 야고보서 4장 1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