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앞뜰은 잔디 때문인지 겨울을 빼고는 항상 푸르르다. 눈을 편안하게 해준다. 웨더뉴스 앱은 바깥 온도가 25도라고 하는데 그늘에 앉아 있으니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시원하게 해준다. 그래도 틈바구니로 비치는 햇살은 뜨겁다.
흔들의자에 앉아 《김상욱의 과학 공부》를 마저 다 읽고, 《유혹하는 글쓰기》를 다시 시작할까 한다. 114페이지까지 읽고 멈췄던 책이다. 행복하고 건강한 인생이 별건가, 아침저녁 사람에게 시달리지 않고 마음이 병들지 않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되는 거지. 소확행은 복잡하지 않다.
젊어서부터 名利를 좇으며 살지 않은 게 때로는 바보같이 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정신 건강, 자녀 교육, 부부 관계, 대인 관계 측면에서 보면 잘한 선택이었다.
인생은 공평하다. 태어나면 죽는다. 예외는 없다. 다만 살면서 누가 짜장면 한 그릇 더 먹고 덜 먹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아등바등하며 살지 말자. 33년 전 어머니, 아버지가 두 달 간격으로 돌아가시면서 내게 남겨준 인생의 지혜다. 52년, 59년 동안 살고 떠났는데 참으로 인생 별거 없다고 생각했다.
CAN이 부른 '내 생에 봄날은 간다'가 떠오른다.
"이 세상 어느 무엇과도 언제나 나는 혼자였고 시린 고독과 악수하며 외길을 걸어왔다 멋진 남자로 살고 싶어 안간힘으로 버텼는데 막다른 길에 가로막혀 비참하게 부서졌다
무엇하나 내 뜻대로 잡지도 가질 수도 없었던 이 세상 내 한목숨 사랑으로 남긴 채 이제는 떠나고 싶다 바람처럼 또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