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향 향기 내음 맥심커피
"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마시고 싶다."
한 커피 회사의 광고 문구이다. 잔잔한 분위기의 감성이 드러난 카피다. 이 문장은 마케팅을 위한 문구라기보다 삶의 본질적 갈망을 담고 있는 듯하다.
잔향은 향기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떠난 후에도 남아있는 그 사람의 흔적을 의미한다. 마치 음악이 끝난 뒤에도 공간에 맴도는 울림처럼, 사람도 자신만의 고유한 여운을 남긴다. 잔잔하게 남아 있는 향기는 그 사람의 진정한 모습을 말해준다.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언행보다 머물렀던 자리에 남는 여운이 그 사람의 본질을 더 정확히 보여준다. 언제든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길을 가다가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하고 싶은 사람, 바쁜 일이 있어도 부르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사람... 이들은 모두 마음에 따뜻한 잔향을 남기는 이들이다.
그동안 마주친 세상 사람들은, 단순하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만나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고 활력을 주는 사람과, 싫지는 않은데 왠지 같이 있으면 불편하고 피로감만 남기는 사람이다. 더 나아가 불쾌감을 주는 이들도 있다. 이는 호불호의 기준으로 봤다기보다는, 그 사람이 품고 있는 에너지와 진정성의 차이에서 느끼는 특성이다.
이러한 이분법적 시각으로 사람을 바라보게 된 것은 말과 행동이 화려하거나 서툰 것과는 상관이 없다. 기호에 따라 커피를 맛보는 것과 비슷하다. 향기와 맛이 깊은 커피를 마시면, 뭔가 마음과 몸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가끔 과도하게 추출되거나 오래된 커피를 입에 댈 때는 잘못된 선택으로 후회감이 몰려온다.
사람을 만나는 경우도 커피와 다르지 않다. 때로는 말없이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에게서 가장 강렬한 향기가 난다. 특별한 대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존경과 그리움이 가득 남는다. 반면 자신을 특별하다고 여기는 이들은 종종 불쾌한 냄새를 남긴다. 자신만의 편의나 유불리有不利에 따라 규칙과 기준을 바꾼다. 항상 생각보다는 계산이 앞선다. 그들이 머물렀던 자리에는 종종 분노와 실망이 가득하다. 이러한 냄새는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고 불쾌하다.
진실이 가득한 향기는 온갖 겉치레와 포장으로 대체할 수 없다. 어떤 내음을 남기는 사람이 될지 항상 성찰해야 한다. 스쳐 간 자리에 상쾌함을 남길 것인지, 불편함을 남길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아름다운 잔향은 희망에서 나온다. 누군가의 소망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은 영원히 좋은 향기로 기억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 줄기 빛을 비추는 이웃의 손길, 고통의 시간을 함께 견뎌 준 친구의 침묵, 이런 것들이 진정한 잔향이다.
개인 고유의 향기는 일상의 작은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매 순간 어떤 향기를 남길지 결정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잔향은 말이나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진실함에서 비롯된다.
오늘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삶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