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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BA Jan 21. 2021

우리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대학교 때 사촌언니가 New York의 대학에 다니고 있어서 언니 찬스로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여름 방학을 보낸 적이 있다. 그때는 돈이 너무 없어서 주로 걸어 다니거나 정말 힘들 때 버스를 탔다. 내가 살던 미주리주의 캔자스시티에서는 딱히 탈 일이 없던 버스여서 난 늘 긴장했다. 하루는 버스 안에서 싸움이 났다.  무슨 이유로 버스 운전사와 승객이 말다툼을 시작했는지는 듣지 못했지만 겨우 알아들은 대화에서 여자 승객은 버스 운전사에게 야단을 치는 것 같았다. 어찌어찌 해석해보면  "당신은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시에서 월급을 받으니 결국 당신은 우리를 위해 일하는 거야" (우리 밑에서 일하는 거다.. 즉 내가 당신의 보스다..라는 논리였다)  그 얘기를 들은 버스 운전사가 담담하게 얘기했다. "I work for my family. Not for you." (난 내 가족을 위해 일해.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고)  일단 영어의 중어적인 표현에서 앞서 말한 "Work for..."는 주로 상관과 그 하위직급의 직원을 말할 때 쓰이기도 하지만 이 버스 운전사가 말한 "Work for.."는 목적을 말한다. 둘 다 맞는 표현이고 그 운전사의 말이 너무 내 맘에 와 닿았는데 그 버스를 탔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거나 맞다고 운전사의 역성을 들어주자  민망해진 그 승객은 버스에서 내렸다.


가끔 직장의 상사들은 팀원들이 팀장을 위해 또는 회사를 위해 일한다고 착각한다. 그런 이유로 그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또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서슴지 않고 "부하직원"이라고도 말한다. 어떤 때는 "내 밑에서 일하는.."이란 표현도 한다. 전에 HP Korea에서 내 상사는 나를 다른 사람에게 나를 소개할 때 "저와 같이 일하는"이라고 소개했다. 그분은 상무였고 난 부장 나부랭이. 이미 오래된 일이고 둘 다 퇴사해서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명절 때, 또는 해 바뀔 때, 자꾸 생각나고 연락드리고 고민 상담도 하는 분으로 "모시는"이유는 그런데 있다. 직장에서 분명히 있는 상하관계로 만났지만 우리는 각자 자신을 위해 그리고 각자의 가족을 "위해" 일 하는 것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걸 인정해주고 사람으로 존중해주는 것에 있다. 


그 버스에서의 한 장면은 내게 정말 오래오래 지속된 업무 현장에서의 deja vu 같은 장면이다. 그리고 오늘도 기억한다. 난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내 가족을 위해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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