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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BA Jan 15. 2020

아이를 존중한다는 것은

그를 인정한다는 것

칼릴 지브란의 글처럼 아이는 내 몸을 빌려 이 세상에 왔을 뿐 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간섭한다. 이게 너에게 맞는 길이다. 이것이 너에게 이롭다. 이 방법밖에는 없다 하면서...

아이가 게임에 관심을 보이면 코딩 학원을 알아본다. 아이가 부쩍 뭔가 만들고 그리는 것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싶으면 미술 학원을 알아본다. 뭔가 운동도 시켜야 할 것 같고 국 영 수는 초등 때 바짝 잡아줘야 할 것 같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 재단하고 잘라내고 딱 우리 아이에게 맞춰진 교육 프로그램을 짜내 본다. 근데 어쩌면 이게 아이에게 맞춘 건지, 나 자신의 기대치에 맞춘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과연 이것이 아이를 행복하게 해 줄까. 나는 이게 맞는 길인지 확신하지만 과연 그럴까. 내가 자랄 때 배운 것들은 나를 준비시켜주었던가 되돌아보면 난 참 배운 게 없었다. 과외든 학원이든 딱히 길게 붙들고 한 게 없었다. 그럼 난 행복했나 불행했나 생각해보면 넘치도록 사랑받은 것 같다고 아이를 키우며 알았다. 자라면서 억울했거나 서운했거나 부모님께 화가 났던 일은 아이를 키우며 다 내 탓이었음을 그리고 내가 몰랐던 것임을 알았다.


그럼 아이에게 해줘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답이 나온다. 그냥 무조건 믿어주고 지지해 줄 것. 사랑해 줄 것. 인정해주고 보호해주고 응원할 것. 그러다가도 또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내 귀는 팔랑거릴 것이고 또 흔들릴 것이다. 그러나 다시 또 정신줄을 부여잡기로 한다. 흔들리며 사는 것이 우리들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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