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남겨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엄마의 소식을 듣고 가족 모두 병원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문득 정신을 차렸고, 주먹을 꽉 쥐고 울음을 그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제일 먼저 한 것은 아빠를 대신해 큰아버지께 엄마의 소식을 알리는 일이었다.
"큰아버지..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아까 전에요."
용건은 명확했지만 뭐라고 말해야할지 생각나지 않아 두서 없이 말씀드렸다. 비로소 엄마의 부재가 실감났다.
나도 무너져 있었지만, 아빠가 직접 전하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주로서의 역할은 그렇게 시작됐다.
눈물은 잠시 미뤄두고, 전화를 걸고, 절차를 확인하고, 가족을 챙겼다.
아직도 마음 한 켠은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아들이었지만, 슬픔보다 앞서야 하는 역할이 있었다.
집 근처에 있는 장례식장에 갈거냐고 아빠에게 물었지만 아빠는 고요했다. 걱정되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은 각자 차를 타고 왔던지라 나는 매형들을 먼저 보낸 뒤 가장 마지막에서 아빠를 앞세워 뒤따라갔다.
운전 괜찮을까, 과연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까.
그 걱정마저도 이제는 엄마가 아닌 내 몫이었다.
장례식장으로 향하며 가족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몇 해 전 돌아가신 할머니를 모셨던 길과 겹쳐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도 이 길로 운구차를 따라 운전하며 혼자 펑펑 울었더랬다.
눈 앞 풍경과 가슴속의 비통함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장례는 정신 없이 흘러갔고, 절차를 따라 움직이며 손님을 맞았고, 계속해서 울음을 참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였지만, 가족이 있어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었다.
엄마의 유골함을 전해 받았을 때, 말로만 듣던 상주의 무게를 실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마 경험해 본 사람 만이 이 기분을 알지 않을까?
봉안당에 유골함을 내려놓고 나니 그동안 꾹 눌러온 마음이 무너졌다.
더는 참을 이유가 없었다. 조용히 울던 나는, 결국 그 자리에서 참았던 울음을 쏟아냈다.
그 순간에야 나는 상주가 아니라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은 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