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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Jun 09. 2016

26. 그 시절 우리는

#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술에 기대지 않으면 섹스에 대해 부끄러워 하던 나이였다. 아무리 서로에 대해 애틋하고 미칠 것 같아도 취하지 않으면 금기시 되는 그런 부도덕한 일처럼 느끼던 시절이었다.


정신을 잃은 채 서로가 서로를 느끼지도 못 하고 그저 그렇게 한바탕 짧은 전희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사랑이라 느끼던 나이였다.


너는 스스로 내가 지금 뭐하는 걸까 라며 작게 읊조리게 만들던 날이었고 , 술이 너무 올라와 사랑이라고 느낄 수 조차 없는 단순한 몸부림으로 전락하던 때였다.


그저 몰래 잠든 너의 곁을 떠나야 하는 정숙함이었고 다음 날이면 아무일 없다는 듯이 시간을 보내야하는 맹랑함이었다.


사랑에 있어서 그건 거짓말이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데 자존심에 늘 아무말도 못하는 거짓말. 편지를 백 번을 쓰고도 한 번도 서랍을 떠나지 못 하는 거짓말. 전화기를 바라만 볼 뿐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는 유치한 거짓말. 밤새도록 궁금해서, 아침을 기다리지 못 해서 새벽이 싫어지는 거짓말. 섹스가 부도덕하게 느껴지던 거짓말.


그 시절은 그런 거짓말 투성이었다.



https://youtu.be/O1EYdg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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