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레멘타인 Aug 31. 2016

18. 닿지 않음

#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그와 나 사이에는 어떤 깊은 구멍 같은 게 존재했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무심코 떨어진 동전이 서랍과 장판의 작은 틈으로 도르르 구르더니 슥- 들어가 버린다. 손을 넣을 수도 없고 꺼내지 않으려고 하니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얇은 꼬리빗을 꺼내어 핸드폰 불빛을 비춰본다. 바닥에는 너붓너붓 떨어진 먼지들과 언제 잃어버렸는지 조차 모르는 머리끈, 그리고 반짝이는 동전 하나.


빗을 넣고 휘휘 저어 보면 뭉쳐있던 회색 먼지들은 이리저리 흩어지고 닿을 듯 닿지 않는 동전은 툭툭 가볍게 건드려 지다가 오히려 더 깊이 들어가 버린다. 내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당신과 나도 그랬다. 당신과 나 사이에 굴러다니던 마음 하나가 생각도 없이 떨어져 구멍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손에 잡힐 듯한데 자꾸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당신과 나는 좀 더 가까워 지려 하면 할수록 깊은 절망의 구멍 속으로 들어 가버렸다.  










https://youtu.be/v3pK7B9dBwI







페이스북

www.facebook.com/loveseaclementine


브런치

@clementine


인스타

@loveseaclementine

매거진의 이전글 17. 안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