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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Dec 19. 2016

7. 꿈 또는

#클레멘타인 사랑의부스러기

억지로 당신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사람들이 싫어서 힘들었다. 일부러 당신 이야기부터 꺼내는 사람들이 싫어서 힘들었다. 무엇이든 날 보면 당신이 떠오를 만큼 가까운 우리였다는 게 싫어서 힘들었다. 우리라는 글자에 묶인 우리라도 시간에 등 떠밀려 헤어질 수 있다는 게 싫어서 힘들었다.


컴퓨터 화면을 보다가 이유없이 그렁그렁해진 눈으로 남 몰래 훌쩍 거리던 때가 있었다. 밥 한술을 뜨다가 코가 콱 막혀 억지로 숟갈을 밀어 넣던 때가 있었다.  주위 사람 다 알아도 모르는 척 무덤덤하게 두루뭉술 지내는 때가 있었다.


그렇게 꽤 오래 힘들었다. 그러나 그런 일도 다 시절 인연이라고들 하니 세상에는 참 허무한 일이 많구나 생각했다. 견고하게 쌓은 줄 알았던 마음이 무너지기까지 단 한마디면 족했다. 저릿거리던 기억이 무뎌지기까지 역시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제는 당신 얼굴도 가물거린다. 진짜 헤어진 거구나. 그때 내 감정도 흐물거린다.


정말 우리가 사랑했던 걸까?

그건 현실이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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