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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Dec 20. 2016

8.당신이 매워서

#클레멘타인 사랑의부스러기

차를 마시다 당신이 매워서 눈물이 났다. 얼마나 이를 악물고 참았는 지 턱이 욱씬 거렸다.


그만 만나자.


헤어지자는 말이 장난처럼 들리던 그때,

하필 뜨거운 커피가 입김에 날려 눈을 흐리게 했다.


눈 떠보면 아무 것도 없다. 당신의 온기만 남은 의자가 애처로워 보인다. 당신에게 내가 없는 빈 자리도 저렇게 공허할까.


날씨도 당신만큼 맵던 날,

김 서린 풍경에 나 홀로 앉아 있다. 부지런히 낡아 버린 나무 탁자만 바라본다. 그 곳에는 누군가 자기 이름의 증명을 부단히도 파놓았다. 그들은 여전히 사랑 중일까?


나는 움푹 움푹 패인 글씨들을 검지로 문지른다. 울퉁불퉁하지만 여전히 사랑이 남아 있다. 시간이 지나도 이렇게 사랑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나는 당신과의 시간에 증명할 이름이 없었다. 닳지도 않을 커피잔만 오래도록 매만지다

주루룩 눈물이 흘렀다.


당신이 매워서 눈물이 났다.

코가 시큰거려 당신을 붙잡지 못 했다.

당신도 울고 있을까봐 차마 그러지 못 했다.


https://youtu.be/_Q97-C5F4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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