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타인 사랑의부스러기
차를 마시다 당신이 매워서 눈물이 났다. 얼마나 이를 악물고 참았는 지 턱이 욱씬 거렸다.
그만 만나자.
헤어지자는 말이 장난처럼 들리던 그때,
하필 뜨거운 커피가 입김에 날려 눈을 흐리게 했다.
눈 떠보면 아무 것도 없다. 당신의 온기만 남은 의자가 애처로워 보인다. 당신에게 내가 없는 빈 자리도 저렇게 공허할까.
날씨도 당신만큼 맵던 날,
김 서린 풍경에 나 홀로 앉아 있다. 부지런히 낡아 버린 나무 탁자만 바라본다. 그 곳에는 누군가 자기 이름의 증명을 부단히도 파놓았다. 그들은 여전히 사랑 중일까?
나는 움푹 움푹 패인 글씨들을 검지로 문지른다. 울퉁불퉁하지만 여전히 사랑이 남아 있다. 시간이 지나도 이렇게 사랑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나는 당신과의 시간에 증명할 이름이 없었다. 닳지도 않을 커피잔만 오래도록 매만지다
주루룩 눈물이 흘렀다.
당신이 매워서 눈물이 났다.
코가 시큰거려 당신을 붙잡지 못 했다.
당신도 울고 있을까봐 차마 그러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