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리

#클레멘타인 솔직에세이

by 클레멘타인

아침에 거울을 보다 낯선 여자의 얼굴을 봤어.

나는 그 시각 그 얼굴 위에 그런 표정을 한 내가 어색했어. 한껏 길어진 얼굴에 부슷한 중단발, 희뿌연 피부톤이 농담처럼 보여 한참을 들여다봤어.


나는 요즘 매일 화장을 해.

얼룩 덜룩한 잡티위에 컨실러를 얻고 그 위에 다시 여러겹의 BB를 발라. 때로는 화가가 된 기분으로 망쳐진 그림을 복구하듯 여기저기 고쳐내.


아무리 완성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 밤편지처럼 그 일은 꽤 우울한 일이야.아주 낯선 여자가 날 우두망찰 보고 있어.


정신이 늙는 게 더 슬플까

외모가 늙는 게 더 슬플까


더 이상 자주 가던 옷가게에서 어울리는 옷이 없을 때

즐겨 바르던 립스틱이 저 혼자 동동 떠다닐 때

핑크빛 블러셔가 좀 처럼 어색해 이내 섞어버릴 때


난 내가 낯설어.

그래서 이대로 성격도 바꿔보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해. 지금의 얼굴에 맞는 그런 여자로 말이야.


허리는 무너지고 가슴은 쪼그라들었어. 아무것도 젊지 않아 충분히 외로운 밤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 시간은 언제나 공평하지. 사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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